벤처 인력채용에 `혁신 바람`…구인난에 교육기관과 손잡는 사례 증가

 #사례1:프로그래밍언어 개발자를 찾던 e비즈니스 벤처업체 지앤지커머스 모영일 대표. 채용포털사이트를 한창 뒤져도 원하는 인력을 찾지 못한 그는 대진대학교에 관련 인력 양성과정 개설을 제안했고, 이에 대학은 이달부터 3개월 과정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지앤지커머스를 포함한 5개 e비즈니스업체는 대학에 커리큘럼과 교재를 추천했으며, 대학에서는 이를 적극 반영키로 했다.

 #사례2:웹디자인콘텐츠 개발 벤처기업으로 중국 옌지에 법인을 보유한 아사달(대표 서창녕)은 인력양성 협약을 맺은 현지 사설학원에서 전체 인력의 80% 이상을 뽑고 있다. 회사 직원이 학원에 직접 파견나가 자체 제작한 교재로 3~6개월 교육을 실시한 후 채용하는 형태다. 채용률이 높고 이직률은 낮아 여러 사설학원에서 제안이 들어와 현재는 제휴 학원 수가 4곳으로 늘었다.

 

 벤처기업의 인력 채용 패턴에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우수 인재의 대기업 쏠림현상이 심화하면서 벤처가 필요한 인재를 직접 찾아 나선 것.

 벤처기업에 지원하는 취업희망자 가운데서는 원하는 인재를 찾기가 쉽지 않고, 스펙이 뛰어난 인재는 처우가 약한 벤처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이직하는 현상이 빈번하기 때문이다. 대기업 수준은 아니지만 인력양성 과정부터 직접 벤처가 개입, 예비취업자들이 벤처기업에 대해 미리 알고 애착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모영일 지앤지커머스 대표는 “벤처에서 유능한 인력을 고용하기가 너무나 힘들다. 취업희망자 가운데 잠재력 있는 인력을 고용해 이들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수 인력을 채용하기 위해 3개월 교육과정 동안 소정의 교통비를 지원하기로 했으며, 과정 중 몇 차례 방문해 예비취업자들의 의견을 듣는 식사자리도 가질 계획이다. 대기업처럼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부을 수는 없지만 서로 신뢰를 쌓음으로써 회사에 애착을 갖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서창녕 아사달 사장은 “초기에 사람이 많이 필요했는데 자체적으로는 모집도 힘들고 교육하는 것도 부담이 컸다”며 “학원의 모집 노하우와 채용 후 교육과정에서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추진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교육기관과 제휴를 통한 인력채용은 회사 적응이 빠르고 이직률이 낮다는 장점을 지닌다. 심재춘 아사달 옌지법인장은 “옌지에서 일반적으로 1년 이내 신입사원 40~50%가 이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는 10%대로 매우 낮다”면서 “맞춤교육으로 미리 회사 업무를 파악했던 것이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대석 대진대 산학능력개발원 팀장은 “벤처기업이 인력양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안한 것은 특이한 경우”라며 “대학에서 사람을 양성해 기업에 제안할 경우 이들의 취업률이 그리 높지 않지만 이번 경우에는 기업이 먼저 제안한 형태여서 취업률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중소기업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이 대졸자에게 지급하는 평균 초임 연봉은 1993만원인데 반해, 취업 준비생이 바라는 연봉은 2456만원에 달했다. 또 중소기업 46.3%는 생산직 사원을 희망했으나, 대학생들은 사무관리직(45.3%)을 가장 원했다.

 

 중소기업과 대학생 평균 초임 연봉 미스매치

 자료:중소기업중앙회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