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IT장비 시장 `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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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IT장비 시장 `봉이 김선달`?

 중고 정보기술(IT) 장비 판매업체 마이트레이드마스터(MTM)는 지난해 무역의 날 ‘1000만불 수출의 탑’을 받았다. “고철 팔아 무슨 돈을 벌겠느냐”는 핀잔에도 아랑곳없이 2007년 창업 이후 4년 만에 수출 첨병으로 우뚝 섰다.

 이 회사는 내친 김에 올해 초 코스닥 상장기업 뉴젠ICT를 인수하며 우회상장까지 성공했다. 2~3년 내 1000억대 수출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야심찬 비전도 제시했다.

 서버·스토리지·네트워크 등 중고 IT장비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어느 정도 품질만 보장되면 값싼 제품을 선호하는 ‘스마트 소비’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신제품을 고집해온 국내 IT기업도 재활용품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MTM은 지난해 전년 대비 매출이 무려 100% 성장한 25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70%를 수출로 달성했다.

 이비웨이브·에쓰엔에이·장비야 등 국내 중고 IT 판매 전문기업도 지난 1년여간 매출이 급증해 100억원 고지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중고 IT장비 불모지에 가깝던 국내 시장도 지난해 2000억원 안팎으로 성장했다.

 미국·유럽 등 해외에서는 이미 중고 IT 장비 시장이 전성기를 맞고 있다.

 아틀란틱스·네트워크하드웨어·에포카·자이코·아비텍 등은 연 매출액이 3000억원을 넘어섰다. 전 세계 중고 IT 시장 규모는 신제품 시장의 2%인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최창근 MTM 부사장은 “국내에서는 고철로 버리는 서버나 네트워크 장비가 해외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라며 “MTM은 현재 캐나다·일본 현지에 지사까지 갖추고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은 신규 통신장비와 네트워크 장비 등의 투자가 매우 활발해 쓸 만한 중고 장비도 고철로 처리되기 일쑤다.

 문민 이비웨이브 사장은 “국내 기업이 중고 IT 장비 구매를 꺼리는 이유는 장비 보증수리 등 유지보수가 원활하지 못할까봐 새 장비 교체 쪽을 택한다”며 “최근 국내 전문기업들의 유지보수 서비스 수준도 눈에 띄게 향상되면서 단골기업이 꾸준히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HP·IBM 등 글로벌 장비업체도 확대되는 국내 중고 장비 시장을 겨냥해 중고 제품 비즈니스를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HP는 중고 서버 판매 대행 서비스에 나섰고, 한국IBM은 중고장비 상담센터를 개설해 ‘IBM 인증 중고장비’를 판매 중이다.

 최창근 부사장은 “한국은 장비 교체 주기가 빨라 양질의 중고 장비를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주요 수출국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며 “새 장비를 빌려주고 이를 회수해 중고 장비로 되파는 등 다양한 비즈니스가 시도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