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고 IT장비, 인식 변화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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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고 IT장비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금융위기 이후 ‘스마트 소비’가 확산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간 세계 시장 규모가 이미 7조원대로 넘어서 신제품 시장의 2%에 맞먹을 정도다. 북미 시장에선 연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우량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지구촌에 불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 열풍에 맞춰 중고 IT장비 시장은 수직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마이트레이드마스터 등 전문기업이 연간 매출 250억원을 넘어서며 빠르게 규모의 경쟁력을 갖춰 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매출의 70% 가량을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니 한층 고무적이다.

 희토류 등 자원을 무기화하는 요즘 시대에 중고 IT장비 시장의 활성화는 산업적 의미뿐만 아니라 국익 차원에서도 고려해볼만 한 테마다. 중고 IT기기의 희귀금속을 재활용하는 도시광산 산업과 마찬가지다. 돈도 벌고, 자원도 아끼고, 환경도 지키는 이른바 ‘일석삼조’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IT장비 소비문화는 아직 이런 실용주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비 수요업체 담당자들은 혹시 구매 후 사후 서비스가 제대로 안돼 발생할 책임을 떠안기보다 새 장비로 교체하는 쪽을 택한다. 경영진들도 이를 용인하는 문화가 팽배하다. 선진국의 절약정신과 재활용 문화와는 거리가 멀다. 가뜩이나 신규 장비 투자가 활발해 교체 주기가 짧은 국내 현실을 감안하면 지나친 낭비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고철로 취급받는 메이드인 코리아 중고 장비가 해외에서는 고가의 장비로 재판매된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국내 기업들의 전향적인 인식변화가 시급하다. 실용정부를 표방한 정책 당국도 중고 IT장비 활성화 방안을 고민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