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첨단 디지털의 총아 `KTX`

[기획]첨단 디지털의 총아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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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가 개통된 지 이달로 만 7년이 됐다. 2004년 4월 1일 국내에 처음 도입된 KTX는 전국을 반나절 생활권 시대로 접어들게 했다. 경부고속철도 2단계 개통으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리는 시간은 불과 2시간18분. KTX 개통으로 적어도 국내에서 수도권과 지방간 거리상의 괴리감은 거의 사라졌다. 속도의 혁명이 가져온 결과다.

 대중 교통 수단으로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일 평균 수송량은 2004년 7만2000명에서 2011년 현재 13만5000명으로 7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연평균 이용객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00년대 후반 3700만~3800만여명에 달하던 이용객 수는 지난해 4000만명을 훌쩍 넘겼다. 올해는 KTX 개통 후 처음으로 5000만명 돌파가 확실시되고 있다.

 저탄소 녹색 교통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KTX는 단순한 교통 수단 외에도 사회·경제적으로도 우리 생활의 지도를 바꿔놨다. 관광·레저 분야의 지역 접근성이 높아지고, 지역 균형 발전에도 상당한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KTX가 이처럼 국내에 빠르게 정착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중의 하나로 단순한 차량이 아닌 첨단 기술력의 집합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전자신문사는 ‘움직이는 컴퓨터’로 평가받는 KTX를 과학적인 차원에서 분석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살펴본다.

 

 KTX는 첨단 디지털의 총아다.

 차량을 비롯한 차량 주변부 장치와 시설들이 다양한 첨단 기술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고속철도 시스템은 차량이나 시설에 이상이 생길 경우 곧바로 열차를 자동 정차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시속 300㎞로 달리는 열차를 자동으로 총괄 제어할 수 있는 차상컴퓨터(OBCS)는 KTX 차량의 핵심 장치로 꼽힌다. 열차내 주요 장치를 제어하고 모니터링하며, 유지보수 및 운전지원 기능까지 갖추고 있는 이 장치는 무려 28대의 컴퓨터로 구성돼 있다.

 전·후부 동력차에 메인컴퓨터와 보조컴퓨터가 각각 2대씩 달려있고, 전력변환장치인 6개의 모터블록을 제어하는 컴퓨터도 6대나 된다. 객차 18량에는 각 객차를 제어하는 컴퓨터가 각 1대씩 설치돼 차량의 안전 운행을 돕고 있다.

 또 KTX에는 비행기의 블랙박스처럼 운행 상황을 기록하는 착탈식의 속도·사건 기록장치가 설치돼 있을 뿐만 아니라 기관사 운전 감시 시스템을 채용해 비정상적으로 운행시 자동으로 비상 정차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인재에 의한 대형 사고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양인철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장은 “차량과 선로에 설치된 최첨단 장비로 인명사고를 미리 예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량과 차량이 관절대차로 연결돼 있어 인위적인 물리력이 작용하지 않는 한 운행중 탈선의 우려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첨단 기술로 무장한 KTX의 주요 안전 장치 및 시스템 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열차 자동제어 충돌 방지시스템=앞에 가는 열차의 위치에 따라 KTX의 속도를 자동으로 설정해준다. 예를 들어 일정한 구간에 운행하는 열차가 있다면 그 다음 구간은 최고속도가 90㎞로 설정되고 그 다음 구간은 170㎞가 된다. 또 그 다음 구간은 230㎞, 그 다음 구간은 270㎞로 최고속도가 설정돼 충돌하지 않도록 열차 간 간격을 조정한다. 만약 설정된 속도를 초과해 운행하면 즉시 비상 제동이 걸려 충돌을 방지한다.

 ◇선로상 물체 자동감지장치=KTX가 고속으로 안전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선로 위에 열차의 안전 운행을 방해하는 이물체가 없어야 한다. 빠르게 달리는 열차 안에서 기관사가 이물체를 눈으로 확인한 후 열차를 안전하게 세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장치는 고속철도 위를 횡단하는 고가도로나 산을 깎아서 선로를 만든 절개지 등에 설치돼 고가도로에서 자동차가 선로로 떨어졌을 때나 낙석이 선로에 유입됐을 때 자동으로 열차를 정지하도록 만든다.

 ◇지진검지장치=국내 고속철도에는 터널과 교량 등 35개소에 지진검지장치가 설치돼 있다. 이 장치는 실시간으로 지진을 검지해 발생 즉시 KTX의 운행을 중지하도록 유도한다. 코레일은 현재 규모 4.5 정도의 지진이 검지되면 즉시 열차를 세우고 지진이 지나간 것으로 판단됐을 때 최초 열차를 시속 90㎞ 이하로 서행시켜 열차의 안전을 확보한다. 또 선로 주변의 시설물을 세밀하게 점검하고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시속 300㎞로 정상 운행하도록 한다.

 ◇차축온도검지장치=열차 차축의 파손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됐다. 고속 열차의 바퀴는 고속으로 회전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결함이라도 발생되면 열차가 탈선되거나 전복될 수 있다. 이 장치는 열과 적외선의 양은 비례한다는 원리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다. 고속선의 선로 양쪽에 설치된 전자센서인 차축온도검지장치는 열차 통과시 차축으로부터 방출되는 적외선의 양을 측정, 열차 바퀴가 90도 이상이 되면 열차를 즉시 정차시킨다. 이상 온도가 발생한 객실이 몇 호차인지, 몇 번째 바퀴인지도 정확하게 알려준다. 선로에 25~30㎞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이와함께 관제센터는 KTX와 관련된 모든 안전장치의 정보가 집결되는 사령탑이다. 전국의 열차 운행 상황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고 일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종합 통제소다. 관제사가 모든 조건이 정상일 경우에만 KTX를 운행시키고, 그렇지 않을 때는 서행이나 정차시켜 안전을 확보한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열차운행 사령탑인 관제센터에서 관제사들이 KTX를 포함한 전국의 열차 운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열차운행 사령탑인 관제센터에서 관제사들이 KTX를 포함한 전국의 열차 운행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기획]첨단 디지털의 총아 `KT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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