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휴대폰SW 용역개발 해외 전환

 삼성전자가 주로 국내 중소업체에 위탁해온 모바일기기용 소프트웨어(SW) 용역개발(ODM) 사업을 중국·인도 등 해외 SW업체 중심으로 전환한다. 국내보다 노임단가가 저렴한 해외 인력을 이용함으로써 휴대폰 원가 절감을 이루기 위한 포석이다.

 주요 용역개발 프로젝트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국내 중소기업들이 위기를 맞을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기조와 상반돼 파장도 예상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국내 업체에 위탁해온 SW ODM을 장기적으로 해외 업체로 전환하는 방향을 확정짓고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관련기사>

 국내 SW업체 관계자는 “중국이나 인도 등지로 SW 개발 외주를 돌려야한다는 얘기는 삼성 내부에서도 오래전부터 제기됐다”며 “최근 갑작스럽게 이 같은 결정을 확정지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진출한 인도 SW 용역개발업체 관계자도 “현재 삼성전자와 용역개발 위탁을 위해 접촉 중”이라며 “(삼성전자는) 이미 인도에 SW 개발을 위한 별도법인 SISO를 설립하고 인도 현지 업체에 많은 프로젝트를 발주해 아웃소싱 물량을 늘리는 중”이라고 밝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했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해외 아웃소싱으로 전환하는 것은 중국·인도의 SW 개발 노임단가가 국내 70~80% 수준에 머물러 원가절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20달러대의 최저가 스마트폰을 내놓고 저가 스마트폰 공략에도 본격 나설 방침이어서 원가절감이 최대 이슈로 떠오른 상태다.

 해외 개발용역은 유저인터페이스(UI)·플랫폼 최적화 등 주로 애플리케이션을 대상으로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300여개에 달하는 삼성전자 SW 개발용역업체들은 일감 감소에 따른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체 대부분은 매출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어 존폐 기로에 놓일 가능성도 높다.

 삼성전자 용역 개발에 참여 중인 중소기업 사장은 “해외 ODM 비중이 점점 높아져서 국내 기업들이 가격인하 압박은 물론이고 적정 물량 수주에도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우려된다”면서도 “하지만 보안 이슈 등 때문에 국내 업체를 100% 배제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LCD 모듈공장, 휴대폰 생산라인 등 제조업에 이어 SW 생산기지도 해외로 이전하면서 국내 산업의 공동화 현상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몇몇 프로젝트가 해외 아웃소싱을 통해 진행 중인 것은 사실이며, 이를 점차 확대할 가능성은 크다”면서도 “(하지만) 한꺼번에 해외로 돌리는 것이 아니라 어떤 솔루션인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지영·황태호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