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포럼] 한류의 진정한 경쟁력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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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익희
<강익희>

한류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을 사로잡고 있다. K팝(POP)이 유럽인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보도가 연일 끊이지 않는다. 아직은 유럽문화의 주류가 아닌 하위문화라는 전문가의 엄격한 평가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한류 드라마가 아시아와 중동의 시청자에게 그랬듯 한류라는 접두어를 단 음악·영화·소설·캐릭터들이 조만간 유럽을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의 소비자로부터 관심과 애정의 세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도 가져 본다. 이런 희망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한류’라는 접두어가 글로벌 경쟁력과 등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한 국가의 문화콘텐츠산업에서 무엇이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됐다. 문화적 전통, 콘텐츠 중심의 정책 패러다임, 풍부한 재정지원, 혹은 창조적 집적과 같은 지역적 특성 등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거론됐다. 이 글에서는 인적 자본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즉 콘텐츠강국은 콘텐츠 인력강국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콘텐츠산업 강국인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이 높은 수준의 콘텐츠 인력에서 경쟁우위를 갖는다는 게 많은 사례를 통해 발견됐다. 할리우드 연예산업이나 영국 공연산업의 발전은 걸출한 스타와 세계의 인재들을 유인하는 인력충원시스템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독일 공연예술의 발전도 공연예술가에 대한 사회적 배려나 지원에 힘입은 바가 크다.

 콘텐츠 인력을 이야기할 때면 언제나 스타와 걸출한 거장에만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해리포터’의 조 앤 롤링 등은 세계 콘텐츠산업에서 미국과 영국의 위상을 수성하게 하는 거장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욱 필요한 것은 수준 있는 문화 인력의 저변이다. 스타가 빙산의 일각이라면 저변 인력은 수면 아래에 있으면서 스타에 결코 뒤지지 않는 자질과 열정을 갖춘 이다. 스타들도 수면 아래에서는 끊임없이 노력했다. 이 점에서 특정한 분야의 세계적 거장의 역량도 1만시간의 노력이나 10년 이상의 집중적 투자의 산물이라는 심리학적 연구결과의 의미를 되새겨볼 만하다.

 우리는 수준 높은 콘텐츠 인력의 저변을 갖고 있는가. 아직은 소수 한류스타에 의존하는 초기단계라는 자평이 타당할 것 같다. 그러면서도 사람보다는 재정지원이나 기술향상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갖는 경향을 보이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창의적 인력의 저변확대가 최우선 정책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 콘텐츠 인력과 교육정책과 관련한 이슈가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콘텐츠인력에 대한 무관심은 이들이 처한 열악한 사회적 경제적인 처지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국회에서 논의중인 ‘예술인복지법안’은 이러한 문제의 매우 중요한 첫걸음이겠지만, 법의 수혜대상이 공연예술분야로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대다수 콘텐츠산업 인력에게 적용되지 못할 것 같다. 근로계약에서 제외되는 대다수 프리랜서 콘텐츠인력의 근로환경 개선에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둘째, 최근 콘텐츠 교육기관, 재학생, 졸업생의 양적인 규모는 크게 증가한 반면 취업률은 감소해 인력 부족상태가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까지 콘텐츠교육정책이 질보다는 양, 현장보다는 이론 중심으로 이루어졌음을 의미한다. 대학교육의 문제에 대한 진단과 개선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는 시점에서 콘텐츠인력 교육과정에 대한 개선책은 콘텐츠 노동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고려해 수준 높은 콘텐츠 인력의 저변이 확대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강익희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팀 차장 ihkang@kocc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