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이디엄] <57> 어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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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른 사람을 괜시리 약올리거나 신경을 건드리며 성가시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누군가 별다른 이유 없이 시비를 걸며 기분 나쁘게 하는 것은 ‘어그로를 끈다’고 표현한다.

 이 표현은 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에서 유래했다. MMORPG에 나오는 몬스터는 보통 자신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캐릭터를 우선 공격한다. 여러 플레이어들이 파티를 구성해 몬스터를 잡을 때, 몬스터는 자신에게 가장 큰 데미지를 입히는 캐릭터를 집중 공격한다.

 파티 구성원 중 주로 전사 캐릭터가 몬스터 공격을 맡기 때문에 몬스터도 전사와 싸우는데 집중한다. 그런데 파티의 다른 캐릭터가 갑자기 끼어들어 몬스터에 타격을 입히거나, 공격 당한 전사의 전투력을 회복시켜 주는 ‘힐러’ (healer) 캐릭터가 지속적으로 전사를 도와주면 몬스터의 공격이 그 캐릭터로 향하게 된다. 몬스터를 가장 성가시게 하는 플레이어가 우선 공격을 받는 것.

 이러한 게임 내 시스템을 ‘어그로’(aggro)라고 한다. 폭력이나 분쟁, 성가신 문제 등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다. 주 공격을 담당하던 전사 외 다른 캐릭터가 몬스터의 관심을 돌릴만큼 공격을 하는 것을 ‘어그로를 끈다’고 한다. 몬스터의 공격 대상이 달라지는 것은 ‘어그로가 튄다’고 표현한다.

 이런 게임 용어가 인터넷에 퍼지면서, 다른 사람에게 시비를 걸며 기분 나쁘게 도발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것으로 의미가 확장됐다. 뭔가 자신을 불쾌하게 하거나, 자기 맘에 들지 않는 내용의 글을 올리는 경우 등을 두루 말한다.

 인터넷에 괜히 쓸데없이 논쟁적인 낚시 글을 올려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을 모으는 행위도 어그로를 끈다고 말하기도 한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에서 논쟁하며 서로 어그로를 끌다 보면 자연스럽게 키보드 배틀로 이어지기도 한다.

 

 * 생활 속 한마디

 A: 아까 경영 회의에서 김이사한테 왜 그렇게 화를 냈어요?

 B: 회장님 앞에서 제가 맡았던 안드로메다 테마파크 사업을 실패 사례로 계속 거론하며 어그로를 끌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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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