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미래를 만드는 사람들]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많은 친구들이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사라졌습니다. 돈만 보고 달려들다 보니 그렇게 된 거죠. 벤처는 명확한 꿈과 지향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26)는 최근 주목받는 20대 벤처 CEO다. 그가 운영하는 온오프믹스는 각종 행사나 모임을 주선해주는 인터넷 사이트(www.onoffmix.com)다. 이곳에서는 여남은 명이 참석하는 동호회 모임부터 수천 명이 함께하는 대형 행사까지 홍보가 가능하다. 얼마 전 젊은 세대로부터 인기를 얻은 안철수·박경철의 ‘청춘 콘서트’ 참가 신청을 온오프믹스에서 받으면서 사이트도 덩달아 유명세를 탔다.

 이곳의 활용은 단순한 홍보에 그치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모임을 개설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도 가능하며,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동해 인적 네트워크를 넓히는 일도 도와준다. 과거 PC통신이나 포털 등에서 제공하던 기능 가운데 일부를 특화한 플랫폼인 셈.

 물론 처음부터 양 대표 손에 의해 온오프믹스가 탄생한 것은 아니다. 기본 뼈대만 갖춘 채로 발전 방향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던 회사를 양 대표가 넘겨받은 건 2008년 4월. 당시 소프트뱅크미디어랩에 있던 류한석 소장은 양 대표를 눈여겨보다 회사를 맡겼다. 고등학생 때부터 벤처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다음 자회사와 ‘첫눈’ 등에서 일했던 그가 온오프믹스를 일으키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

 “사실 돈은 한 푼도 없었습니다. 열정만 있었을 뿐이지요. 어렵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양 대표는 고등학교 시절 만난 동업자들과는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세상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 화려함에 취해 사치를 부리던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적잖은 실망을 했기 때문이다.

 “한때 몇몇은 고등학생 벤처 창업자라며 많은 조명을 받았지요. 정부 지원금을 받아 비싼 수입차를 타고 고급 술집을 드나드는 것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고 생각했지요. 그 친구들은 결국 다 사업을 접었어요. 남은 건 저와 표철민 위자드웍스 대표뿐입니다.”

 양 대표는 이후 권도균 전 이니시스 사장, 이택경 다음 창업자 등이 이끄는 엔젤투자자 모임인 프라이머를 만나며 가능성을 검증받았다. 그동안 주로 책에 의존했던 경영에 대한 관점 등도 더욱 정교하게 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열정과 가능성만 있다면 좋은 지원자와 동료가 따라줄 것이라는 확신도 얻었다.

 “사업을 성공시킨 분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생생하게 전해 듣다 보니 막연했던 미래도 더욱 선명하게 다가오더라고요. 무엇보다 후배들을 위해 좋은 경험을 전하겠다는 그분들의 생각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양 대표는 앞으로 온오프믹스를 더욱 발전시킬 생각이다. 세계 시장에 내놔도 성공할 수 있는 사업 모델로 다듬는 것이 그의 목표다. 그는 “4분기부터 해외 진출을 시도하려 한다”며 “교류하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으므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박창규기자 k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