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 따뜻한 IT

김원식 고문
김원식 고문

얼마 전에 IT가 일부 인사들로부터 일자리를 없앤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산업의 노동 유발효과를 낮춘다는 통계가 제시되기도 했다. 노동 유발효과는 일정한 부가가치 생산액을 투입 인력수로 나눈 것으로서 1인당 부가가치가 높으면 당연히 수치가 낮아진다. 노동 유발효과를 높인다는 것은 1인당 부가가치를 낮춘다는 뜻이 된다. 1인당 부가가치를 낮춘다는 것은 쉽게 말해 못살게 된다는 말이 된다. 1인당 부가가치 4만달러 이상의 잘사는 선진국이 되려면 1인당 부가가치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1인당 부가가치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높이면서 전체 생산액을 함께 높여 고용을 확대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논란은 자칫 IT가 국민에게 차갑고 가까이 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주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IT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베풀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종래 소외됐던 많은 사람에게 신의 손처럼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분들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종래 누릴 수 없었던 많은 것을 보통 사람처럼 누릴 수 있게 했다. 신체가 자유롭지 못해 방안에서만 생활하던 분이 인터넷으로 다른 사람과 대화하게 됐을 때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점자책을 읽던 시각 장애인이 컴퓨터를 통해 음성으로 책 내용을 들을 수 있게 됐을 때의 감동에 대한 이야기도 들었다.

 최근 IT가 발달하면서 주어진 임무만 수행하던 기계와 같았던 컴퓨터가 사람을 이해하고 사람처럼 행동하며 사람을 조금씩 닮아 간다. 요즘 휴대폰은 시간 알리기, 전화 걸기 등 비서가 하던 역할을 어느 정도 대신해 준다. 특히 최근 ‘아이폰 4S’에서 구현된 ‘시리(Siri)’는 아직 좁은 범위이긴 하지만 사람 말을 알아듣고 대답한다 하니 조금 더 사람에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기술이 더욱 발전해 컴퓨터가 사람 말을 알아들을 뿐만 아니라 감정까지 이해하고 이에 맞게 대응할 줄 알게 될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 경우 컴퓨터는 명강의를 하는 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친절한 의사가 될 수 있고 더 나아가 다정한 친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집에서 학생이 선생님과 하듯이 컴퓨터와 대화하면서 공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간단한 병에 대한 진단은 집에서 컴퓨터로부터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 집에서 컴퓨터와 다정하게 옛날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컴퓨터가 센서기술과 융합해 기계에 장착되면 그 기계는 지성을 가진 로봇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무인 자동차는 어디로 가겠느냐고 묻고 목적지로 친절히 데려다 줄 것이다. 밥통은 어떤 밥을 원하느냐 묻고 알맞은 밥을 만들어 줄 것이다. 로봇 강아지는 보기만 하면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아 줄 것이다. 집에서 휴머노이드와 바둑 한 판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IT가 일반화하면 사회적 약자, 소외계층에게도 편안하고 윤택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열어 줄 것이다.

 우리나라가 급격히 고령사회가 돼 노인 문제가 심각해 질 것이라 한다. 노인 문제로는 질병치료와 개호, 사회활동 등을 들 수 있다. 의사를 도와 간단한 병의 진료와 치료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의 생활을 돕고 위로하며 사회생활을 계속할 수 있게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도 크게 줄이며 노인들에게 따뜻한 보살핌을 베풀 수 있을 것이다. IT는 차가운 기술이 아니라 우리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도우미가 될 것이다.

김원식 법무법인 세종 고문 wskimmic@par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