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N세대가 공감할 DB진흥법 필요하다

[ET단상]N세대가 공감할 DB진흥법 필요하다

 한응수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원장 eungsoohan@kdb.or.kr

 

 미국 사회학자 돈 탭스콧은 ‘N세대의 무서운 아이들’ 책에서 처음 N세대를 언급했다. 컴퓨터와 인터넷에 친숙한 세대를 가리킨다. 이전 세대는 일방적인 지식이나 정보를 전달받는 세대였다면 N세대는 양방향 통신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능동적인 특징을 가진다. N세대는 가상공간을 삶의 중요한 무대로 인식한다.

 스마트 모바일 시대와 친숙한 지금 세대를 가리켜 N세대인 동시에 데이터베이스(DB)세대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누구나 대용량의 영상이나 음성 데이터를 생산할 수도 있고 동시에 소비할 수도 있다. 그로 인해 넘쳐나는 DB를 어떻게 비즈니스로 창출할 것인가를 현명하게 해결하는 자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 디바이스라는 그릇을 빚었다면, 다양한 음식을 그릇에 담기 위해 선택된 재료가 바로 DB인 것이다.

 DB는 소프트파워가 강조되는 지금 시점에 더욱 보호되고 육성돼야 한다. 그동안 국내 DB산업은 다른 산업보다도 높은 성장을 보인 고성장 산업이면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고용산업이다. 국내 DB산업 매출규모는 연간 10조원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DB산업을 하나의 산업으로 법적으로 인정하고, DB사업자 지원, DB산업의 보호와 육성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지난해 초에 DB산업 종사자, 관련 학계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5%가 DB 관련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했다. 71%는 DB산업진흥법 등 독립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DB산업을 위한 법률안 제정 필요성의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음을 보여준다. 지난 1년여 동안 DB산업계, 학계, 관련 부처는 국회에서 7번의 토론회와 공청회를 통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현장에서는 민간기업의 공공정보 활용 방안,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과 같은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DB 품질의 고도화, 그리고 DB 인력 양성을 위한 체제 마련 등의 요구가 쏟아졌다. 이러한 다양한 의견은 DB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과 그 근거가 되는 독립법 제정이 시급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런 필요성을 공감한 김을동 국회의원 등 의원 17명은 지난해 6월 DB산업진흥법 제정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지난 11월 17일에는 DB산업의 산〃학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DB산업협의회, 한국DB학회, 한국정보과학회 DB소사이어티, 데이터거버넌스포럼이 공동으로 DB산업진흥법 제정안의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결의문에는 부처별로 분산된 기존 정책을 탈피해 DB산업 진흥을 위한 독립 법률의 제정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예산낭비를 줄이기 위한 DB품질 고도화 정책 마련, 안정적인 DB전문 인력 공급을 위한 산학 연계체계 확대 운영 등의 내용도 담았다.
 우리나라 스마트폰 사용자는 20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러한 스마트 환경 변화의 중심에는 DB가 있으며 DB산업은 문화콘텐츠 산업 성장의 추진 동력이 될 것이다. 스마트 기기의 경쟁력은 애플리케이션에서 나오는 것이며, 애플리케이션은 각종 정보가 집약돼 있는 DB에서 끌어오기 때문이다. N세대이며 DB세대인 우리가 더욱 현명한 삶을 살기 위한 DB산업진흥법이 하루 빨리 제정돼 국내 DB시장이 성장하고, 스티브 잡스와 같은 글로벌 인재가 우리나라에서 탄생하는 그날을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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