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W기업이 한국에 클라우드센터를 설립하는 이유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소프트웨어(SW)기업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 최적지로 부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오라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이 올해 한국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기로 한 데 이어 전사자원관리(ERP) 전문업체 어프라이즈소프트웨어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들 회사는 한국 데이터센터를 활용해 국내 고객은 물론이고 아시아권 고객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지역 클라우드 허브로 부상한 것은 중국, 일본 등 주변국보다 입지조건 면에서 다양한 장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최대 강점은 높은 수준의 네트워크 인프라를 갖췄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중요한 것은 서비스 안정성과 속도다. 우리나라 통신 네트워크 속도는 평균 36Mbps로, 일본의 16Mbps보다 배 이상 빠르다. 국내 통신사들이 앞다퉈 100Mbps 유무선 네트워크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어 네트워크 인프라 측면에서 절대 비교우위에 있다.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는 점도 또 다른 매력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0.058달러/h 수준인 반면에 중국, 일본, 싱가포르는 우리에 비해 2~2.7배 비싸다. 저렴한 전기요금은 데이터센터 운영수익 등 효율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아시아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지로 한국을 낙점한 미국의 어프라이즈소프트웨어 역시 투자수익률(ROI)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지역으로 분석했다. 이 회사는 현재 센터 구축 협력사를 찾고 있다.

 지형 및 기온 특성도 강력한 무기다. 일본은 지진 등 자연재해로 인한 위험요소가 크고, 대만 등 동남아 지역은 높은 기온으로 데이터센터 냉각 비용 부담이 크다. 이외에도 우리나라는 대규모 시스템 운영 노하우와 IT 운영인력 역량이 경쟁국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선호 요소로 꼽힌다.

 주변국 추격도 만만치 않다. 최근 싱가포르가 글로벌기업 클라우드센터 요충지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10년 아마존이 클라우드센터를 설립한 이후, 2013년 완공을 목표로 ‘데이터센터 파크’까지 설립한다. 여기엔 싱가포르 정부 지원효과가 크다. 해외기업에 적용하는 법인세 비율을 17%로 낮춘 게 주효했다.

 이용갑 한국MS 전무는 “한국이 아시아 경쟁국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선 지리·자연·인프라 등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정부 차원의 각종 세금감면 혜택과 같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부산 지역에 짓고 있는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단지’도 글로벌기업의 구미를 자극할 수 있는 추가 지원대책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동아시아 글로벌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입지조건 비교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