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갤럭시노트 샀는데?"…SKT의 이상한 유심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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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의 이상한 유심 정책, "속은 기분…"

애플 `아이폰3GS`를 사용하던 A씨는 지난 30일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로 교체하며 3세대(G) 통신망을 이용할 수 있도록 범용 가입자식별모듈(유심·USIM) 기변 서비스를 이용했다. SK텔레콤은 이날부터 롱텀에벌루션(LTE)과 3G 간 유심 이동을 허용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말부터 3G-LTE 간 유심(USIM) 이동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내부 전산망에는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단말기에서 유심 카드를 분리한 모습.
<SK텔레콤은 지난달 말부터 3G-LTE 간 유심(USIM) 이동성을 보장하고 있지만 내부 전산망에는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단말기에서 유심 카드를 분리한 모습.>

하지만 SK텔레콤이 각종 사용자 정보를 관리하는 영업용 전산 시스템에 A씨는 여전히 아이폰3GS 사용자로 등록돼 있다. A씨의 업무를 처리한 서울 시내 SK텔레콤 직영점 부지점장은 “LTE 단말기를 사용하더라도 3G망을 이용하고자 유심 기변을 한다면 해당 사용자는 3G 단말기 보유자로 전산망에 등록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3G-LTE 유심 변경 서비스`가 3G 공단말기가 없으면 불가능해 `반쪽짜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높다. LTE폰을 3G로 개통할 수 있는 전산망 미비로 LTE폰 대신 쓰던 3G 공단말기를 전산망에 등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SK텔레콤 이용자가 LTE폰을 3G로 개통하려면 3G 공단말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3G 단말기를 잃어버렸거나 팔고 유심만 가지고 있을 땐 사실상 LTE 단말기를 3G로 쓸 수 없다.

유심 기변 서비스를 받으면 전산상에 사용하는 것으로 등록됐다는 이유로 개인 자산인 기존 3G 단말기를 중고매매 등 임의 처분하지도 못한다. 직영점 부지점장은 “만일 기존 단말기를 다른 곳에 처분했다면 다른 공기계라도 들고 와야 유심 기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A씨도 아이폰3GS `에코폰` 등록을 포기해야 했다. 분실이나 보험 등 업무를 처리할 때도 혼선이 생길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유심 기변을 허용한 것 자체가 3G 단말기와 LTE 단말기 간 유심을 이동하며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목적이었기 때문”이라며 “3G 유심을 따로 단독 개통할 때 공기계 없이도 LTE 단말기로 3G를 쓸 수 있다”고 밝혔다.

3G-LTE 간 유심 기변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LTE 위주로 출시되면서 고사양 스마트폰으로 계속 3G 망을 이용하려는 수요에 대응하고자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이동성을 보장하면서 가능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달 30일부터, KT는 LTE 출시 처음부터 유심 이동성을 보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기존 망이 3G가 아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 이통사 입장에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LTE 가입자 유치가 더 좋지만 무제한 요금제가 없어 심리적 부담감이 높은 데다 아직 음영지역도 있어 3G를 계속 선호하는 사용자 비중이 적지 않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