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두 번 울리는 홈페이지들…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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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10대 그룹의 장애인 인터넷 배려 수준이 낙제점을 받았다. 또 6만여개 공공기관 역시 웹 접근성 인증을 받은 사례가 1% 수준에 불과했다.

19일 숙명여자대학교 정책·산업대학원과 웹발전연구소, 한국웹접근성인증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홈페이지 전부가 웹 접근성 인증을 받을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10대 그룹 홈페이지는 장애인이 자유롭게 사용하고 정보를 얻기에는 상당히 미흡했다.

웹 접근성이란 장애인을 비롯해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서 제약 없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에 따라 10대 그룹 홈페이지를 분석한 결과, 합격점인 95점 이상을 받은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작년 국내 30대 기업 집단의 장애인 고용률이 1.8%로 법에 규정한 장애인 의무 고용률 2.5%에 못 미치는 가운데, 10대 그룹은 홈페이지 운영에서도 장애인 접근을 배제한 셈이다.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이 합격점에 가까운 점수를 얻었을 뿐, 대부분 그룹 홈페이지가 60~70점대의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최하위 롯데그룹은 49.3점에 불과했다. 대부분 기업이 이미지와 표를 글로 제공하는 웹 접근성의 기본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내년 4월부터 모든 민간 기관 웹페이지도 웹 접근성 기준 준수가 의무화된다. 대부분 기업은 이러한 내용 자체를 알지 못했다. 기업이 웹 접근성 준수를 장애인을 위한 시혜나 비용 지출로만 바라보는 시각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문형남 숙명여대 교수는 “웹 접근성이 정착하려면 공공 부문뿐 아니라 민간 부문까지 적극 참여해야 한다”며 “웹 접근성은 현대 사회의 기본적 복지 문제이자 장애인을 비롯한 모든 고객의 당연한 권리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 기관의 웹 접근성 준수도 갈 길이 멀다. 전체 6만개 정부 및 공공기관 홈페이지 중 웹 접근성 인증을 받은 사례는 전체의 1%인 600여곳에 불과하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웹 접근성 준수 여부를 평가하는 500여 주요 기관을 제외하면 개별 기관의 의지에 기댈 수밖에 없다.

공공 및 민간 홈페이지가 장애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유는 웹 접근성을 준수하지 않아도 제재 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특정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시정을 요구하려면 국가인권위원회를 먼저 거쳐야 한다. 절차가 복잡하다.


표. 국내 10대 그룹 홈페이지 웹 접근성 평가

(자료:숙명여대 웹발전연구소, 한국웹접근성인증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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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희기자 hahn@etnews.com,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