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 <2> 망 위기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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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통신 3사는 매년 7∼8월 휴가철을 앞두고 데이터 이용량(트래픽) 과부하에 대비, 비상 체제에 돌입한다. 주요 도로와 해수욕장, 국립공원, 유원지, 계곡에서 트래픽 폭증이 예상되는 만큼 네트워크 용량을 증설하고 이동 기지국을 설치하는 한편 장애 발생 시 긴급 복구할 특별 대책반을 운용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 <2> 망 위기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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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 중립 이젠 망 공존으로] <2> 망 위기 어디까지 왔나

#연중 통화량이 가장 집중되는 시점은 성탄절, 그리고 세밑과 새해 첫날이다. 특히 연말연시에는 각종 안부 전화와 문자 등으로 평소보다 통화량이 네 배 이상 급증한다.

이통사는 트래픽을 분산하는 이동 기지국을 늘리고 비상상황실을 가동하는 등 통화량 폭주에 만전을 기한다.

위 사례는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시점에서 이용량 증가로 트래픽이 폭증하는 경우다. 하지만 트래픽 폭증은 특정 지역과 특정 장소로 한정되는 게 아니다. 트래픽 폭증은 언제 어디서나 발생하는,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이용자가 늘어나 트래픽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망 자체에 과부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스마트 기기 확산과 더불어 고선명(HD)·3차원(3D) 등 대용량 콘텐츠 수요 증가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 등 항상 인터넷에 연결되는 서비스 확대도 트래픽 폭증을 가중하는 요인이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에 이어 스마트TV 등 스마트기기 이용자가 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확산될수록 트래픽 폭증은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스마트TV 등 스마트기기에서 비롯되는 대용량 트래픽 폭증으로 유무선 네트워크가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KTOA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10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1년간 무선 트래픽은 342테라바이트(TB)에서 9850TB로, 29배 이상 폭증했다.

또 유선네트워크 수용률이 85%에 육박한 가운데 오는 2015년까지 유선 트래픽이 14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텔레콤의 3세대(3G) 트래픽 추이도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

지난 2009년 12월 130TB에서 지난 2010년 12월 2282TB로 급증한 데 이어 2011년 12월 9800TB를 넘어 지난 3월 1만 1247TB로 기록하는 등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스코는 국가별 1인당 인터넷 트래픽 조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세계 1위로, 2위 프랑스보다 3배 이상인 것으로 평가했다.

이 같은 트래픽 폭증은 유무선 통신사업자에게 지속적인 네트워크 투자를 요구한다. 하지만 유무선 통신사업자가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일례로 지난 10년간 국내 100대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2001년 206조원에서 지난 2011년 1038조원으로 5배 이상 증가했다. 반면에 통신사업자의 시가 총액은 같은 기간 42조원에서 27조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유무선 통신 사업자의 가입자당수익(ARPU)은 갈수록 감소하고, 모바일 메신저 등장 등 전통적 비즈니스모델은 빠른 속도로 대체되는 등 네트워크 투자를 위한 재원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기기와 서비스가 급증하고, 무임 승차(Free Riding)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유무선 네트워크 고도화를 위한 추진 의지와 동력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통사는 “지속돼야 할 네트워크 투자의 선순환을 위해 이익의 대가를 지불하는 게 상(商)행위의 규칙이 아니냐”고 반문한다.

트래픽 폭증은 이용자 간 차별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우리나라 유선 인터넷은 초다량 이용자(헤비 유저) 네트워크 독점 현상이 심화돼 상위 10% 초다량 이용자의 트래픽 비중이 지난 2008년 68%에서 지난 2010년 80%로 증가했다. 10% 초다량 이용자가 80%를, 20% 초다량 이용자가가 95%의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다.

초다량 이용자의 네트워크 독점은 다수 이용자의 인터넷 이용에 불편을 초래한다. 초다량 이용자가 P2P 및 영상 등 대용량 트래픽을 발생시켜 네트워크를 독점할 경우에 대다수 이용자는 인터넷 속도 저하 등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KT는 실측 사례를 바탕으로 초다량 이용자의 네트워크 독점은 다른 이용자의 웹 검색과 이메일 등 간단한 인터넷 이용에도 불편을 초래한다고 소개했다.

KT 관계자는 “한 명의 초다량 이용자가 네트워크를 독점(97.2%)한 때에 다른 이용자의 인터넷 속도는 평소보다 최소 29배에서 최고 265배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행태는 현행 정액제 요금 체계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액제 요금 체계가 소수 다량 인터넷 이용자를 위해 대다수 소량 이용자가 요금을 보전하는 불합리한 요금구조라는 지적은 수 차례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기존 정액제 요금을 대체하는 종량제 요금을 주장하기 쉽지 않다. 종량제가 자본에 의한 정보 불평등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요금 부담을 가중, 새로운 서비스 보급과 확산을 제한할 것이라는 반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트래픽 과부하 최소화를 위한 최신 기술을 적용하는 등 트래픽 분산과 네트워크 최적화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하지만 통신사업자는 최근 트래픽 폭증 추이를 감안하면 이 같은 시도가 조만간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자조한다. 최신 기술로 트래픽 부담을 일부 완화할 수 있겠지만, 충분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과다한 트래픽 유발에 따른 문제로부터 대다수 이용자의 망 이용권 보호를 위해 불법 혹은 과다 트래픽에 대한 관리가 절실하다.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의 효율적 운영 및 다수 이용자의 이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트래픽 유발자 혹은 수익 향유자, 비용 유발자 부담이라는 원칙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는 이유다.

전기와 철도 등 국가의 투자에 기반을 둔 인프라와 달리 유무선 통신망은 필요한 재원을 사업자 스스로 조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는 유무선 통신망에 대한 공격적 선행 투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유무선 통신망 인프라를 구축했다.

유무선 통신 전문가들은 “유무선 통신 사업자가 국가 인프라 선진화 차원에서 `선투자-후수요 창출 방식`의 네트워크 투자를 통해 ICT 생태계 발전을 선도했다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폭증하는 트래픽 관리를 비롯, 네트워크 투자 재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아무리 혁신적 서비스라도 `길과 장터` 역할을 하는 네트워크 관리와 투자가 수반돼야 서비스가 본연의 가치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자칫 유무선 네트워크가 공공재를 과소비할 경우 종국에는 자원의 고갈로 공공재의 공급이 중단된다는 `공유지의 비극`을 대표하는 전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SK텔레콤 3세대(3G) 트래픽 추이(단위:T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