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원칩 수급난 확산…제조사 수장들 우려 표시

“(칩 공급량이) `디맨드`를 따라가지 못한다.”(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쇼티지` 상황이 맞다.”(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 휴대폰 사업부 수장이 연이어 퀄컴 원칩(MSM 8960) 수급난을 언급했다. 이달 들어 원칩폰이 본격 출시되면서 칩 수급난이 가시화하는 상황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지난 20일 애플과 특허협상차 출장길에 오르면서 “구체적인 수치(조달률)를 밝히긴 어렵지만 쇼티지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도 지난주 신제품 발표 자리에서 “`쇼티지` 상황이 맞다”고 말했다.

MSM8960은 통신칩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하나로 통합한 원칩이다. 국내에서는 이달 초 팬택이 처음으로 이를 장착한 `베가레이서2`를 출시했다. 지난 주말 LG전자도 원칩폰 `옵티머스 LTE2`를 내놓았다. 삼성전자도 원칩폰 `SHV-E170K`를 이달 중 판매할 예정이다.

퀄컴 칩 수급난은 이미 예견된 문제다. 칩 위탁생산업체 수율이 떨어져 생산량 자체가 부족하다. 가장 먼저 원칩폰을 내놓은 팬택도 출시 전 물량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해야 했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은 이달 초 베가레이서2를 발표하면서 “원칩 수급 불안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퀄컴 칩 수급을 위해 직접 미국에 다녀왔다.

3개사 모두 칩 수급을 놓고 고민 중이지만 마땅한 해결책은 없다. 신 사장은 “쇼티지 상태가 4분기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품 경쟁력을 높여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그나마 대안으로 꼽힌다. 박 부사장은 “실제 휴대폰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품 가치를 높여야 칩을 수급하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칩 수급난을 겪는 상황에서 제품마저 안 팔린다면 물량을 요구하기 조차 어려워질 것이라는 뜻이다.

변수는 삼성전자 `갤럭시S3`다. 퀄컴 원칩 LTE폰에 주력하는 LG전자, 팬택과 달리 삼성전자는 6~7월 자체 칩을 적용한 쿼드코어 3G·LTE폰을 한발 앞서 출시한다. 소비자 수요가 쿼드코어폰으로 몰리면 퀄컴 원칩 수급난 자체가 무의미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칩 수급난은 3사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며 “다음달 삼성전자 쿼드코어 3G·LTE폰 국내 출시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