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삐삐 번호 '012' 다시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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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무선호출기)에 써오던 추억의 `012` 번호가 사물통신(M2M)에 쓰인다. 이동통신 010 번호 자원 고갈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사물통신 시장 급팽창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22일 “신규 M2M 가입자에 유휴번호자원으로 남은 앞 번호 012를 부여하는 절차를 추진 중”이라며 “기존 010 번호를 부여받아 사용하는 150만여개 M2M 가입자도 012로 점진적인 전환을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이 무선호출기용으로 쓴 012 번호를 2001년 3월 리얼텔레콤(옛 인테크텔레콤)이 넘겨받아 서비스했다. 당시 30만명이 넘는 가입자가 있었지만 점점 줄었다. 2009년 리얼텔레콤이 부도가 나 서비스를 아예 중단했다. 015로 시작하는 무선호출기 번호를 운영하는 서울이동통신만 남았다. 가입자 수는 계속 줄어들다 1만8000명 선에서 정체됐다.

012 번호 재활용은 곧 한계에 다다른 010 번호자원 고갈에 대응하면서도 기존 소비자의 반발을 사지 않는 최적의 대안이다. 010 번호자원은 총 8000만개다. 정부 보유 잔여분 660만여개만 남았다. 소진율 90%를 넘었다. 150만인 M2M 가입자가 빠르게 늘어나게 되면 스마트폰 확대와 맞물려 특정 번호자원 고갈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다.

방통위 관계자는 “010 번호자원 고갈을 해결하면서도 기존 소비자로부터 `자신의 번호를 억지로 빼앗겼다`고 생각하지 않을 만한 정책이 필요하다”며 “서비스가 중단돼 사실상 가입자가 없는 012 번호가 우선적인 대안이며 이를 방치하는 것도 직무유기”라고 설명했다.

M2M 가입자에 012 번호 부여는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 고시에 새 조항을 삽입해야 법적으로 가능하다. 현행 법규가 M2M을 포함시킬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법이 M2M이라는 새 산업 분야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부분”이라며 “010으로 가입한 기존 M2M도 자체 전환율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점진적인 012 전환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파사용료 인하로 M2M 시장 확대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4월 입법 예고한 전파법시행령 개정안에 `사물의 관리·제어 등을 위하여 사물의 상태나 사물 주변의 상황 등에 관한 정보만을 송수신하는 경우 무선데이터통신 단가를 적용한다`고 명시했다. M2M 전파사용료가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에 미리 대응했다. 그동안 분기별 가입자당 2000원으로 일반 이동통신과 같은 사용료를 냈다. 하지만 개정안이 발효되면 30원으로 대폭 줄어든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M2M은 ARPU가 6000~7000원에 머물렀지만 전파사용료는 기존 이통서비스와 같아 산업 발전에 걸림돌이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알에스글로벌에 따르면 세계 M2M 서비스 시장은 2013년 43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01x, 어디에 쓰이나

※KT의 016·018 번호는 2015년까지 010으로 통합 예정

사물통신(M2M) 시장 전망 (자료:아이알에스글로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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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