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가 넘쳐난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2012년 월별 일본산 경유 수입량

경유가 넘쳐나고 있다. 정유4사의 경유 생산능력은 이미 고도화설비 증설로 내수 물량의 약 두 배를 넘어선지 오래다. 여기에 정부에서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활성화 명목으로 일본산 경유 수입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석유공사 석유정보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경유 생산량은 2억6601만3000배럴로 이 가운데 약 60% 가량인 1억5917만9000배럴을 수출하고 나머지 약 40% 1억683만 4000배럴을 국내에서 소비했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국내 정유4사의 생산능력은 최근 이어진 고도화설비 증설로 대폭 상승됐고 내년까지 추가 증설이 예정됐다. 현재 정유4사의 고도화설비 분해 능력은 설비를 1년 내내 100% 풀가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연간 2억6024만5000배럴이다. 고도화설비 가동 시 경유 생산비중이 30% 이상인 것을 감안하면 고도화설비에서 생산되는 경유만도 내수 물량의 80%에 육박하는 약 8000만배럴이 생산 가능하다.

여기에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가 내년 증설완료 예정인 고도화설비 물량을 추가하면 연간 고도화설비 분해능력은 2억8543만배럴로 올해보다 2518만5000배럴 늘고 경유는 약 800만배럴을 더 생산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에 경유 생산이 충분한 상황에서 정부가 석유제품 전자상거래 촉진 정책을 추진해 일본산 경유 수입이 대폭 늘고 있다. 정부가 국내 정유사들의 독과점구조를 깨기 위해 지난달부터 전자상거래를 통해 거래되는 수입제품에 대해 리터(ℓ)당 50원가량의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 6월 일본산 경유 수입은 20만5000배럴을 기록했다. 5월 10만6000배럴, 전년 동월 9만150배럴보다 두 배 가량 늘어난 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제경기 불황으로 경유 주요 수출 국가였던 중국, 중동 지역의 수요가 감소하고 내수 확대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정부가 수입물량에 대한 세제혜택을 부여해 경유 수입까지 늘고 있어 경영 비상상항”이라고 말했다.


고도화설비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벙커C유와 아스팔트 등 중질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나 경유 등 고품질 경질유로 전환하는 설비로 지상유전으로 불린다.

표// 2012년 월별 일본산 경유 수입량 (단위: 배럴)
자료=페트로넷

경유가 넘쳐난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