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포럼]주민번호 대체는 생체인식 기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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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포럼]주민번호 대체는 생체인식 기술로

요즘 개인정보보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다. 행정안전부·방송통신위원회 등에서 법을 제정해서 규제하면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금지하기 시작했다. 주민번호가 문제가 된 것은 대부분 기관이 전산 프로그램을 짤 때 개인을 구분하는 식별자로 사용해서다. 편리하다는 이유로 사용하는 주민번호지만 이름만 알면 적어도 대한민국 안에서는 자유자재로 다른 사람 행세를 할 수가 있다. 남의 주민번호를 돈을 주고 구입해서 사용하는 행위, 주민번호를 도용한 각종 위법 행위 등 사회문제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개인정보 유출은 대기업과 공공기관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번호가 과연 본인을 식별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지 의문을 품게 만들었고, 많은 사람이 추가 비용을 부담하고 주민번호 도용방지 서비스 등에 가입하는 번거로움을 초래했다.

새 제도 시행에 따라 아이핀과 공인인증서가 개인을 식별하는 새로운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핀이나 공인인증서는 얼핏 보기에는 주민번호와 무관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주민번호를 사용해 본인 인증을 한다. 더욱이 공인인증서는 액티브X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특정 시스템에서는 아예 작동하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결국 아이핀과 공인인증서는 주민번호 노출이나 도용에 따른 문제를 일부 완화할 수는 있으나 현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개인 식별 문제는 존재한다. 외국 시스템에서 본인을 식별해야 할 때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간접적인 확인 방식을 사용한다. 우리나라처럼 여러 개인정보 제공을 필수로 지정해 작성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지금처럼 정보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달하는 때에는 개인 식별에 생체인식(biometrics) 기술을 이용하는 것이 최상이다. 최근 보급되는 스마트 기기나 컴퓨터에는 고해상도 카메라가 장착돼 있다. 이미 구현된 얼굴인식 기능이나 일부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지문인식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생체정보는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고유의 정보라서 다른 사람이 모방할 수 없는 것이 강점이다.

유럽연합(EU)은 생체정보를 포함한 신분증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칩 속에 얼굴과 지문·홍채 등의 정보가 내장돼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생체인식 국제표준을 적용한 전자여권이 세계적으로 보편화하고 있다. 여러 나라에서 생체인식을 이용한 자동출입국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신청자에 한해 등록을 받아 시행 중이다. 사용자가 수십만명이라는 것은 긴 줄을 서는 대신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받으려는 수요가 많다는 증거다. 생체인식 출입서비스는 성공적이라는 점이 입증돼 미국과 연계하는 자동출입국 서비스를 세계 세 번째로 시행하는 결과를 낳았다.

과거에는 생체정보 유출 우려가 있었으나 요즘은 대폭 개선돼 안심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 각종 사용자환경과 스마트 기기 보급에 따라 생체정보를 이용한 본인 식별은 미래의 기술이 아닌 오늘의 기술이 됐다. 내 몸에 지니고 있는 정보를 조합해 나 자신을 식별할 수 있게 된다면 우리가 개인정보를 외우거나 기록할 필요가 없어진다. 도용도 매우 어렵다.

신기술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는 보수적인 의사결정자의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우리나라는 생체인식 분야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우수 기술을 보유한 회사가 많다. 생체인식 기술을 적극 활용해 개인 식별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권영빈 중앙대 교수·국가지정 컴퓨터연구정보센터장 ybkwon@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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