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깐깐하던 '애플'이 변했다…어떻게?

LTE로 변해가는 통신환경 적응 때문?

애플 `아이폰5`에 SK텔레콤의 멀티캐리어 기술이 탑재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이 특정 통신사의 소프트웨어를 판매 전 선탑재할 수 있도록 허락한 것은 처음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SK텔레콤이 유통하는 아이폰5에 800㎒·1.8㎓ 두 주파수 대역 중 여유 있는 곳을 자동으로 선택해 롱텀에벌루션(LTE) 데이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멀티캐리어(MC) 소프트웨어 탑재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노트2·옵티머스G 등 다른 기업의 LTE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아이폰5에서도 두 주파수 대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애플이 특정 통신사 서비스에 단말 플랫폼을 개방한 것은 유례가 없던 일이다. 통신사에 상관없이 동일한 소프트웨어 환경을 누릴 수 있는 강력한 통제정책을 취해 왔다. `T스토어` `올레마켓` 등 앱 장터를 비롯해 통신사들이 스마트폰을 시장에 내놓기 전 선탑재하는 프로그램을 아이폰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이유다.

MC가 허용된 것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영향을 주지않고 애플의 서비스와 경쟁하는 요소가 전혀 없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칫하면 MC를 지원하는 경쟁 제조사 스마트폰에 비해 `데이터 통신이 느리다`는 오명을 쓸 수 있다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휴대폰 시장 후발주자인 애플이 LTE로 전환되면서 변해가는 통신환경에 점점 적응해가는 모습이라는 분석도 있다.

3세대(G) 이동통신 시장과는 달리 LTE 시장에선 엄청난 데이터 트래픽에 따른 다양한 망 고도화 기술이 필요하다. 사업자마다 주파수가 다른 `파편화` 문제로 단말 제조사에도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이 요구되는 상황이어서 애플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캐리어 어그리에이션(CA·두 주파수를 묶어 하나의 대역처럼 사용하는 기술)이나 차세대 주파수 간섭제어 기술(eICIC)·기지국 협력통신(CoMP) 등 다양한 `LTE 어드밴스드` 신기술도 내년 상용화가 예정돼 있다. 애플이 이들 기술에도 개방적인 태도를 견지하며 LTE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