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연비 과장' 사실로 확인, 860억원 보상

미국서 판매 중인 현대 아반떼 (현지명 '엘란트라')
미국서 판매 중인 현대 아반떼 (현지명 '엘란트라')

현대 / 기아차의 연비 과장 표기가 미국에서 사실로 드러났다고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2일(한국시각)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2년형 엘란트라(한국명 아반떼)를 구매한 구매자가 고시된 연비보다 실제연비가 더 낮다고 불만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이번 연비 과장 논란이 소비자의 승리로 확정된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비가 과장되게 표기된 차량은 싼타페와, 엘란트라(한국판매명 아반떼), 쏘울과 쏘렌토 등 13개 차종이다. 과장된 정도는 차종에 따라 평균 1~2MPG(갤런 당 주행가능 마일 수)이며, 기아 쏘울의 경우 6MPG이나 높게 표기된 것으로 EPA는 밝혔다. 1MPG은 국내 기준 약 0.4km/L에 해당한다.

또한 EPA는 성명에서 현대 /기아차가 2012년과 2013년 모델 대부분의 차량에 대해 연비를 하향조정할 것이며, 평균 1~2MPG 낮게 조정된 연비 스티커를 부착하게 된다고 밝혔다.

현대 / 기아차 북미 법인은 EPA의 권로를 받아 들여 새로 조정된 연비 스티커를 부착하고, 이번 조사 결과에서 지적된 차량을 구매한 고객 90만여 명에게 평균 88달러(약 9만 6,000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체 보상 규모는 약 7,900만 달러(약 86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EPA는 이번 발표가 2000년 이후 세 번째 연비 조정 고시에 해당하며, 한 회사가 10개 이상 차종에서 조정 권고를 받기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사태가 미국의 연비 측정 방식에 약간의 해석 차이가 있어 발생한 일이라고 밝히고, 쏘나타와 옵티마(국내명 K5)는 조정 대상에서 제외됐고, 국내 판매 차량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자동차 업계 일부에서는 토요타 사태 이후 신뢰도와 판매 실적에서 괄목할 성장을 보여 온 현대 기아차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게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