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과학자 자부심을 키워주자"

20일 서울팔레스 호텔에서 열린 `이공계 르네상스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한목소리로 “10년 후 대한민국의 미래는 우수한 이공계 인재에 달려 있다”며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엔지니어와 과학자라는 자부심을 키워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서상기·강은희·권은희·민병주 국회의원과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영식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금동화 한국공학한림원 상임부회장, 최은철 국립과천과학관장, 김성조 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 이상목 한국과총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우수한 인재가 지나치게 의대와 법대를 지망하면서 이공계 인재의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복지를 비롯한 다양한 활성화 프로그램 등으로 정부와 산업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주 의원은 “지난 10년 동안 정부에서 실효성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아 이공계 위상이 크게 추락했다”며 “산업계에서도 적극적 관심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정부에서도 양질의 우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권 부원장도 “해마다 수능 성적을 볼 때 우수 인재가 이공계보다는 의대 쪽으로 지망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며 “과학기술 경쟁력 차원에서도 균형있는 인재 발굴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조 수석부원장도 “인력 쏠림현상은 당장 현안이 아니라 10~20년 후 국가 미래와 관련돼 있다”며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될수록 국가적으로 손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공계 인력 문제가 심각하더라도 `이공계 기피`와 같은 다소 부정적 표현과 접근 방식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금동화 상임부회장은 “공학한림원은 수 년 전부터 이공계 르네상스라는 긍정적 용어를 사용해 왔다”며 “이공계가 마이너리티라는 이미지보다는 자부심을 키워줄 수 있는 방향으로 선순환 정책과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목 사무총장도 “과학자가 국가발전을 이루는 중추임을 널리 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은철 관장은 “이공계 기피와 엔지니어 홀대라는 다소 어두운 면보다는 복지와 일자리 측면에서 긍정적인 쪽을 부각하는 게 우수한 인재를 모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권은희 의원도 “이공계 전공자가 다른 계열에 비해 직업이 훨씬 안정적이고 대우도 좋으며 이공계 인력이 기업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공계 르네상스를 열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쏟아졌다.

강은희 의원은 “젊은 세대가 존경하고 본받을 만한 이공계 출신 스타가 필요하다” 며 “롤(Role) 모델을 많이 제시하는 게 결국 이공계 육성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김성조 수석부원장은 “이공계가 필요하다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제대로 실상을 알릴 수 있는 범국민적인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민병주 의원은 “이공계 대학 주도의 산학 협력을 강화해 아예 학교 커리큘럼부터 고민하는 현실적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상목 사무총장은 “의사·변호사 등이 대우를 받는 배경은 자격증 때문이라며 유일한 이공계 자격증인 `기술사`와 같은 제도를 개선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포럼 준비위원장을 맡은 서상기 의원은 “각계에서 한 목소리로 이공계 육성을 이야기하는 것은 단순한 이해관계가 아닌 국가 미래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공계가 국가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차원에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결론지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

이공계 르네상스 포럼 준비위원회 참석자 명단

서상기 국회의원, 강은희 국회의원, 권은희 국회의원, 민병주 국회의원,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김영식 과학기술인공제회 이사장, 금동화 한국공학한림원 상임부회장, 최은철 국립과천과학관장, 김성조 공학교육인증원 수석부원장, 이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부원장, 이상목 한국과총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