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연구소탐방]코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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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 앞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부산 사하구 무지개 단지. 단지안에 자리한 코밸은 매달 첫 번째 수요일에는 전 직원이 모여서 기술개선 제안회의를 연다. 자동으로 컨트롤되는 밸브를 생산하는 코밸은 제품 성능을 좀 더 끌어올리기 위해 직원이 제안한 기술혁신 내용을 검토하고 직접 피드백한다. 각 팀에서는 연구하는 기술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보완 사안에 대해 논의한다. 최근 이슈가 된 기술은 밸브안에 기름이나 가스 등 유체의 흐름을 막는 디스크 접합부 누설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가다. 접합부에 고무를 부착하고 주변을 철제로 마감해 누설을 막는 방법이 채택됐다.

코밸 연구원이 밸브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코밸 연구원이 밸브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엔지니어 출신인 최영환 대표의 영향으로 코밸은 연구개발(R&D) 역량 강화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가는 말에 채찍질 한다`란 속담처럼 기술 혁신을 위해 코밸은 `멈춤`을 두려워한다. 김규철 코밸기술연구소 부장은 “밸브를 지나 흐르는 유체처럼 끊임 없이 R&D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해외 유수 기업과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서 연구에서 시작해 연구로 끝나는 하루를 보낸다”고 말했다.

신기술 개발만큼 품질관리도 코밸이 장점을 보이는 부분이다. 기술개선제안회의는 전직원이 제품 무결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기도 하다. 김 부장은 “제품 품질 관리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직원 상대로 교육하면서 그 결과를 경영 측에서 지속적으로 피드백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밸은 매출의 30% 가량을 R&D에 투자하는 대표 기술경영 기업이다. 모든 직원은 6개월에 한번씩 `밸브 시험`을 봐야한다. 밸브의 성능, 동작 원리, 최신 기술 동향, 밸브 시장 등을 주관식으로 출제해 결과를 인사 고과에 반영한다. 김 부장은 “연구자는 제품만 파고들기 쉬운데 제품이 팔리는 시장 요구를 잘 파악해야 기술연구에 적용할 수 있다”면서 “마케팅 담당도 밸브의 기본 지식을 갖추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팔려는 제품이 무엇인지 모르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눈 동냥도 중요하다. 가능한 모든 기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연구원이 직접 해외 밸브 전시회에 참여해 경쟁사의 제품을 분석한다.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밸브가 있다면 그 기술에 대해 어떻게 된 것인지,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지를 파악해 실제 R&D에 적용한다. 어깨 너머로 배운 기술도 김 부장은 “배우고 혁신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며 “항상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언제나 공부한다는 자세로 업무에 임한다”고 말했다.

코밸의 R&D 투자는 성과로 이어졌다. 700바(bar)의 초고압을 견딜 수 있는 밸브를 국내서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일반 상선에 공급하던 밸브에서 해양에서 시추하는 오프쇼(Off Shore) 분야에도 진출했다. 해외 제품이 점령한 밸브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 밸브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다.

김 부장은 “최근에는 센서가 내장된 밸브를 개발해 원자력발전소에 공급하기로 했다”며 “원전의 경우 해외 밸브만 사용하다 국산 제품을 도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