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커스]셰일가스 시대, LPG를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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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저탄소차량은 친환경성과 함께 경제성, 효율성을 갖춰야 한다. 전기자동차나 연료전지차가 주목 받고 있지만 아직 가격장벽과 인프라 구축 등 대중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업계는 현실적 대안으로 액화석유가스(LPG)자동차를 꼽는다. LPG는 CO₂ 배출량이 적으면서 경제적인 친환경연료이기 때문이다. 셰일가스 시대에 선제 대응하고 온실가스 감축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해외에서 각광 받고 있는 LPG에 대해 재인식해야 할 시기라고 지적한다.

[그린포커스]셰일가스 시대, LPG를 주목하라

E1의 LPG 파이프라인.
E1의 LPG 파이프라인.

◇셰일가스 붐으로 LPG가 뜬다=제3의 에너지혁명 셰일가스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셰일가스는 값이 저렴하고 매장량이 풍부해 석유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스에너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치솟는 기름값과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으로 인해 기존 화석연료와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전력난이 매년 되풀이 되면서 전력 부족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해졌다.

세계 LPG업계도 에너지산업의 지각을 바꿀 셰일가스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열린 `세계LPG포럼`에서 에너지컨설턴트업체 퍼빈앤거츠는 북미지역 셰일가스 개발 붐이 LPG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중장기적으로 국제 LPG가격 안정화에 기여하고 수요 증가를 촉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셰일가스 부산물 중 LPG가 5∼25%가량 생산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발표한 현지 LPG시장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세계 최대 LPG 소비국인 미국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LPG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했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LPG 가운데 16%는 셰일가스로부터 나오고 있다. LPG 수요처 확대를 위한 미국 정부의 지원정책도 지난해 마련됐다. LPG 구입시 갤런(약 3.8ℓ)당 50센트의 소비세 환급 혜택을 2016년까지 연장했으며 충전소 설치비용도 30%까지 세금이 공제된다.

지게차, 잔디깎이, 발전기 등 LPG용 기기의 개발도 활발해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 LPG자동차 신형모델이 쏟아져 나오면 차량보급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LPG자동차 세계적 증가추세=LPG자동차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다. 2000년 이후 LPG자동차 보급대수는 매년 평균 10% 성장했으며 충전소 운영개소 및 수송용 LPG 사용량도 각각 8%, 5% 증가했다. 2000년 750만대 수준이던 LPG자동차는 2011년 2100만대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보급률 1위인 터키의 경우 휘발유 자동차보다 LPG자동차가 많을 정도다. 호주·독일·이탈리아 등도 LPG를 대기환경 개선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인식하고 차량 구입 시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대응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아직은 애프터마켓 개조 차량이 대다수인 유럽 LPG자동차 시장에 르노, 오펠, 피아트 등 완성차 업체들이 LPG-휘발유 겸용 OEM 모델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 LPG자동차가 각광받고 있는 이유는 수송부문에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LPG는 연료와 차량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물질을 경유차보다 적게 배출한다. CO₂도 휘발유차보다 적게 배출한다. 여기에 셰일가스 증산이 본격화되면 LPG자동차 보급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해외 추세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LPG자동차 보급대수 증가율은 점점 둔화돼 최근 정체를 보이고 있다. 2009년까지 LPG자동차 보급 1위를 기록했던 우리나라는 2010년 터키에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2011년 폴란드에 밀려나 지난해 말 3위를 기록하고 있다.

◇LPG엔진기술 적극 활용해야=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LPG 증산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LPG 가격 인하다.

간접적으로는 국제 LPG 수급 밸런스 변화 유발로 국제 LPG시장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산 LPG가 남미와 유럽으로 공급되는 경우 이 지역의 중동·서아프리카 수입의존도 감소된다. 따라서 중동·서아프리카의 잉여물량이 LPG 최대 수입지역인 아태지역으로 전환이 가능해지고 일본과 우리나라 같은 아태지역 국가들의 가격협상력 상승과 수입가격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산 LPG를 중동산보다 낮은 가격에 수입할 경우 직접적으로 국내 LPG 가격 인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LPG자동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04년 세계 최초로 3세대 LPG 액상분사(LPi) 엔진을 상용화했으며 지난해에는 4세대 LPG 직접분사(LPDi) 엔진 개발에 착수해 현재 상용화 준비 중이다.

홍준석 대한LPG협회장은 “미국산 셰일가스와 LPG 증산이 LPG자동차 보급 확대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의 LPG엔진 기술을 적극 활용해 내수와 수출용 LPG자동차 보급 확대에 나서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소박스/LPG업계 “LNG-LPG 균형발전 정책 필요”

LPG업계는 청정에너지 LPG산업 발전을 위해 LPG를 독립에너지원화 하고 LNG와 LPG간 균형발전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LPG는 성상이나 용도 등에 있어 LNG와 유사한 가스체 연료지만 LPG는 석유제품이라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관련법에서도 석유제품으로 분류돼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과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의 적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석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LPG 양보다 가스전과 유전에서 생산되는 양이 더 많다. 세계 생산량의 60% 이상이 가스전과 유전에서 나온다. 일본은 2003년부터 LPG를 독립된 1차 에너지원으로 명시하고 있다.

LPG업계는 우리나라도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시 LPG를 독립된 1차 에너지원으로 구분해 계획 수립하고 국가 에너지 통계 작성 시 LPG를 석유제품에서 별도의 에너지원으로 분리해 독립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독립에너지원으로 LPG의 역할을 명시하면 LPG가 청정에너지원으로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고 분산형 에너지원이라는 장점을 살려 LNG와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LPG업계는 `석대법`의 LPG 수출입 관련 조항 등을 `액법`으로 이관해 법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한다. LPG 관련 법령 정비를 통해 정책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제고시키고 가스체 에너지원간 공정한 경쟁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PG업계는 또 LNG와 같은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심화될 경우 공급 안정성 저해 등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LNG는 1차 에너지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3.2%에서 2010년 16.4%로 급격히 증가한 반면, LPG는 1990년 3.9%에서 2000년 4.5%로 조금 상승했으나 2010년에는 4.2%의 점유율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LPG업계는 지식경제부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LPG-LNG간 적정 역할분담 방안` 연구 용역에서 LPG와 LNG의 최적 포트폴리오라고 밝힌 `2:8` 비중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LPG 점유율의 급격한 감소는 국가 경제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으며 급격한 점유율 감소를 방지하는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소박스/해외서 잘나가는 LPG자동차, 국내선 역주행

세계 70개국에서 LPG자동차 2100만대가 운행 중이다. LPG자동차는 일본, 미국, 호주, 영국, 이탈리아, 중국, 인도 등 세계 70여개국이 사용하고 있다. 2000년 이후 LPG자동차 보급대수는 매년 평균 10% 성장했으며 충전소 운영개소와 수송용 LPG 사용량도 각각 8%, 5% 증가했다. 2000년 750만대 수준이던 LPG자동차는 2011년 2100만대로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해외시장은 유럽을 중심으로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터키는 2010년 말 보급대수 297만대로 우리나라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LPG자동차 보급대수 증가율은 점점 둔화돼 최근 정체를 보이고 있다.

국내 LPG자동차는 연료의 가격경쟁력과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LPG자동차 품질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최근 증가세가 둔화됐다. 1999∼2002년 4년간 113만대가 늘어나 LPG자동차 시장 확대를 견인했으나 이들 차량의 대폐차 시기가 도래하면서 2009년 이후 증가세가 줄어든 것이다. LPG자동차 등록대수는 2010년 11월 245만9155대로 정점을 찍은 뒤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LPG업계는 LPG자동차가 휘발유차 대비 CO₂ 배출량이 적어 기후변화 대응에 유리하고 셰일가스 증산 등으로 장기적으로 국제가격 하향안정세가 전망되므로 LPG자동차 시장 유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단위 : 대)

[자료:대한LPG협회]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