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부품 장비 제조업체, 잇따라 중국 밀착형 사업 강화…왜?

우리나라 부품·장비업체들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정조준했다.

과거에는 틈새시장 확보나 해외 포트폴리오 구축 차원에서 중국을 바라봤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중국 시장에 특화된 부품·장비를 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예 신제품을 중국에 먼저 출시한 기업도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급성장하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잡기 위해 국내 부품·장비업체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멜파스(대표 이봉우)는 절강퍼스타패널테크놀로지와 후이저우에 합작사를 만들고, 오는 10월부터 월 100만개 터치스크린패널(TSP)을 생산한다. 합작법인은 커버유리일체형 터치스크린패널(G2)을 주력 생산해 ZTE·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멜파스는 중국에서 먼저 G2를 상용화해 시장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크루셜텍(대표 안건준)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매트릭스 스위칭(MS) TSP를 중국 업체에 처음 공급한다. 신제품을 중국에 먼저 내놓는 셈이다. MS TSP는 단일층 전극(ITO)으로 멀티터치를 구현한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베젤(디스플레이 테두리)을 아예 없앨 수 있어 스마트폰 디자인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루셜텍 관계자는 “최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개발 능력이 좋아져 테스트베드로 최적”이라며 “우리로서도 상용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엠씨넥스는 중국 상하이 공장 인근에 제2 공장을 만들고 500만·800만화소급 카메라모듈 생산 라인을 구축했다. 그동안 중국 공장은 300만화소 이하급 저화소 제품을 주로 생산했지만, 지난해 하반기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 조만간 1300만화소 카메라모듈도 중국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프리미엄 모델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고화소 카메라모듈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올해 이 회사는 중국 내 매출만 700억~8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3차원(3D) 검사장비 업체 고영테크놀러지도 지난해부터 중국 사업을 키우고 있다. 3D 검사장비는 주로 유럽·미국·일본 등 선진국 기업들이 주로 사용했지만, 지난해부터 중국 업체들도 대량 구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중국 시장에 특화된 3D 인쇄검사기(SPI)를 출시해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올해 안에 선전에 사무소를 추가로 개설하고, 중국에 특화된 3D 표면실장검사기(AOI)·반도체다이실장검사기(DPMS)를 잇따라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약진했지만, 여전히 부품·장비 등 후방 산업은 취약하다”며 “오랫동안 스마트폰용 부품·장비를 개발해온 국내 업계에 큰 기회요인”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