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의 혁신경제]`세계의 연구소`로 탈바꿈 꿈꾸는 `세계의 공장`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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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체제의 중국은 더 이상 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찍어내는 `세계의 공장`에 머물기를 거부한다.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기초과학과 인재양성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산업과 사회시스템 전반에 정보기술(IT)을 적용해 선진화한다. 중국을 세계의 시장, 세계의 연구소로 만드는 시진핑 발 `혁신 주도형 경제 모델`이 시작됐다.

시진핑 시대 선포를 위해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양회(인민정치협상회의·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는 각료들과 함께 중국을 세계 첨단 기술의 연구개발(R&D) 허브로 만들겠다는 큰 틀의 목표를 공유했다. 후진타오 주석 집권 10년간 고속 성장세를 보여온 중국은 시진핑 체제 하에서는 속도보다 `질`을 택하기로 했다.

제조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 노동 집약적 산업에서 첨단 전자제품 중심을 옮긴다. 중소기업 육성과 고급 인재양성에 힘을 쏟아 지금껏 이끌어 온 양적성장의 기반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각오다. 이 같은 경제 변혁을 이끌어 낼 핵심 무기가 바로 `과학기술`이다.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국정 목표와 운영 계획을 확정하는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다. 시진핑 총서기는 이번 양회를 통해 오는 14일 주석으로 선출되고 17일 전인대 폐막과 국가주석 자격으로 첫 연설을 하며 새 정부의 출범을 알린다.

◇첨단기술이 새 성장엔진=시 총서기는 지난 주 전인대에서 `혁신주도형 성장`을 천명하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앞으로 10년간 제조·통신 산업 전반에 불어닥칠 변화의 소용돌이를 예고했다. 이미 첨단 분야에서 한국과 격차를 3년 이내로 좁힌 중국은 시진핑 집권 하에서 한국을 추월할 무기를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주·핵물리·에너지·환경·생명 등 기초과학 연구를 증강하기 위해 올해 중앙정부의 과학기술 예산은 10.4% 늘린 2529억9100만 위안(약 44조원)이다. 시 총서기는 “혁신 주도형 발전 전략을 추진하는 것이 중국 경제 성장 패턴의 변화를 가속시킬 것”이라며 “연구개발(R&D) 시스템을 개혁하고 과학 인재 양성에 속도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노동 집약적, 자원 소비형 모델 대신 `두뇌` 역할을 할 연구기반을 갖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사회 곳곳의 제약이 되고 있는 후진적 시스템을 혁신하는 방안도 기술에 초점을 뒀다.

완강 과학기술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혁신 주도형 성장이 시급하다”며 “강력한 정책과 청사진을 내놓기 위한 정부의 행보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국의 R&D 투자는 1조240억 위안(약 180조원)을 넘어서 GDP의 1.97%에 달했다. 이 중 74%가 기업에서 발생한 R&D다. R&D 인력은 300만명을 넘어서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발명 특허는 전년보다 26% 늘어났다. 과학기술 분야가 지난해 중국 경제 성장률의 절반 가량에 달하는 3%를 담당했다.

완 장관은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그들의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해 줘야한다”면서 “지난해 40억 위안의 혁신 펀드에 투자했으며 세금 공제책 등을 확대한 결과 하이테크 제품 수출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구조를 조절하고 사람들의 복지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성장 패턴을 바꿀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초 과학 연구에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집약에서 기술집약으로 제조산업 이동=노동 집약적 산업 구조를 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바꾸기 위해 첨단 IT·에너지 제품을 국가 경제의 핵심 기둥으로 삼기로 했다. 신화통신은 “중국 경제 구조에 변화의 신호가 켜졌다”고 해석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전인대 업무 보고에서 “지난 5년간 중국의 첨단 제조산업은 연평균 13.4%의 성장률을 보여왔다”며 “전자제품 등 하이테크 산업이 경제를 이끄는 축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산업 개선과 변화에 속도를 내고 새 성장산업을 적극적으로 발전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클린 에너지 및 에너지 절약 등 환경산업을 비롯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 바이오, 첨단 장비 산업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10세대 LCD 투자 등 한국을 앞서기 위한 디스플레이 등 고부가가치 부품 산업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생산량이 2억대를 넘어서면서 세계 최대의 생산국이 된 데 힘입어 `가장 경쟁력 있는 제조 국가`의 지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신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늘린다. 제조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한 3D 프린팅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인민일보는 “하이테크 제조 산업이 중국의 경제 구조를 변환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대기업의 영향 아래 있는 핵심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도 높다. 시아오싱즈 동베이대학 교수는 “수출과 내수에 걸쳐 해외 기업들이 설계하는 제품의 제조는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며 “중국의 제조 기업들이 핵심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갖추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표] 중국의 R&D 및 제조 경쟁력 순위 (출처: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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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