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재기업 현장을 가다]쓰리엠은 어떤 회사?

지난 1902년 포드 자동차 제조에 쓰이는 연마재(샌드 페이퍼)용 미네랄을 채굴하기 위해 미국 미네소타주 투하버스에 설립됐다. 이후 연마재 회사로 업종을 바꾼 뒤 1910년 같은 주 세인트폴로 이전해 지금까지 본사를 두고 있다. 현재 약 70개국에 진출해 있고, 40개 국가에서는 제조 시설도 갖췄다. 연구소는 35개 지역에 흩어져 있다.

쓰리엠 기술의 근원을 찾아 들어가 보면 샌드 페이퍼가 있다. 자동차 표면을 연마할 때 날리는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물을 뿌리다 젖지 않는 연마재가 필요했다. 그래서 방수 기술을 개발했다. 자동차 표면을 연마하고 색을 입힐 때 다른 면에 부착하는 마스킹 테이프가 요구돼 접착기술을 만들었다. 이후 1·2차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접착제와 방수 기술을 응용한 방위산업용 소재를 생산했고 의료 분야에도 진출하게 됐다. 이후 전자, 광학, 건축 등 여러 분야로 뻗어 왔다.

최근 이 회사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 1977년 두산그룹과 합작사로 한국쓰리엠을 설립할 때만 해도 한국은 저렴한 인건비로 스카치브라이트 수세미 등 생활용품·사무용품을 생산하는 제조기지에 불과했다. 하지만 1991년 수원에 기술연구소를 개설하고 2002년 `아시아디스플레이 기술센터`를 신설하면서 쓰리엠의 전자재료 전진기지가 됐다. 2003년에는 경기도 화성에 LCD 필름 제조 시설을 지었다. 2011년부터 천안에서 연성회로기판 원자재(FCCL)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8년에는 기술연구소를 경기도 동탄으로 확장 이전했다. 동탄연구소는 전세계 7대 핵심 연구소 중 하나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기아차 등을 비롯한 국내 기업들과 다각적인 협력을 모색중이다. 지난 2011년 지사장을 한국인인 정병국 사장으로 교체하면서 영업에도 힘을 실었다. 본사에도 한국인 임원들이 포진하고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한국쓰리엠·아시아총괄을 역임한 한국통이다. 역시 한국쓰리엠에 오래 근무한 이인희 부사장은 아시아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한국 기업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쓰리엠이 가장 우선하는 가치는 기술이다. 이를 위해 실수에 관대한 문화를 조성했다. 쓰리엠 본사에는 1949년부터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윌리엄 맥나잇의 이름을 딴 경영 원칙이 씌어 있다. 요약하면 “어떤 직원이 실수를 저지르는 것보다 그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시키는 일만 따르게 하는 게 더욱 나쁘다”는 것이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