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플렉시블 상용화 봉지 기술이 문제

연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상용화를 추진 중인 삼성디스플레이가 봉지 기술 난제에 부딪혔다.

지금까지 가장 큰 기술적 장벽으로 부딪혔던 플라스틱 기판 공정 기술은 상용화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랐으나, 특허까지 사들이며 자신감을 보였던 봉지 기술로 애를 먹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바이텍스` 봉지 기술을 적용하면 공정 시간이 너무 길어지는 것으로 판단, 최근 다른 기술로 눈을 돌렸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수분과 산소 등에 취약하기 때문에 이를 막아주는 봉지(Encapsulation) 공정이 필수적이다. 유리 봉지나 알루미늄 등 금속 봉지가 일반적이지만 플라스틱 기판을 사용하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에서는 적용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바이텍스로부터 지난 2011년 말 봉지 기술 관련 특허를 매입했다. 바이텍스 기술은 유기물·무기물 층을 번갈아 쌓아 수분과 산소 투입을 차단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7~8개 층을 쌓는데, 여러 개 층을 쌓다보니 공정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다른 공정은 유리 한 장 당 보통 2~3분이면 끝나지만, 봉지 공정에 수십 분이 걸리다 보니 생산성을 향상하는 데 병목이 됐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제품 제작에는 문제가 없지만 양산 공정에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바이텍스를 대체할 다양한 봉지 기술 도입을 검토 중이다. 수분 침투를 막은 후 두꺼운 필름을 한 번 더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나 특정 물질을 사용해 유리 전체를 밀봉하는 방식 등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오히려 가장 큰 걱정 거리였던 플라스틱 기판 공정 기술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박막트랜지스터(TFT)를 성형하기 위해서는 수백도의 고온 공정을 거치는데 플라스틱은 견디지 못한다. 대신 유리 기판에 폴리이미드(PI)를 코팅하고 TFT 공정을 거친 후 유리를 떼어내는 방식으로 플라스틱 기판을 만든다. 유리를 제거하는 것도 힘들지만, 떼어낸 후 기판 균일도를 유지하기 어려워 골머리를 앓았다. 오랜 기간에 걸쳐 양산을 준비하면서 노하우가 쌓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는 잘 깨지지 않고 가벼운데다 더 얇게 만들 수 있는 강점이 있다”며 “지금 기술 추세라면 봉지 기술이 양산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측은 “기판이나 봉지나 모두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