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강국 코리아, 관광객 통신비는 `바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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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렌털)폰` 서비스 요금이 내국인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망을 접속하는 로밍이 아닌 국내 망 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요금에 비해 다섯 배 이상 가격이 비싸 바가지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사가 제공하는 렌털폰 통화요금은 3사 모두 1초에 10원으로 책정돼 있다. 국내 휴대폰 음성통화 기본요금 단위인 초당 1.8원에 비하면 5.5배 이상 비싸다.

렌털폰을 이용하는 외국인이 일주일 한국에 머물며 하루 1시간씩 총 7시간씩 국내 통화를 이용할 경우 25만2000원의 가격이 부과된다. 국내 요금 단위로는 4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통화량이다.

문자서비스도 3사 모두 건당 100원으로, 내국인 기본요금인 건당 20원보다 5배나 비싸다.

데이터 서비스도 사업자마다 차이는 있고 정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지만 비싼 건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단말기에 상관없이 하루 6000원에 1기가바이트(GB)를 사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초과할 경우 패킷(0.5킬로바이트)당 5원을 부과한다. KT의 경우 아이폰3·아이폰4, 갤럭시R스타일 단말기를 렌털할 경우에만 하루 5000원(3G)·8000원(LTE)에 무제한 데이터 이용이 가능하지만 가입하지 않으면 패킷당 1.5원의 요금이 부과된다. 내국인 대상 데이터 서비스 기본 과금 단위는 패킷당 0.025원이다.

약정 없이 가입할 수 있는 선불 요금제는 초당 4.8원, 문자 22원으로 렌털폰 요금의 반값 이하 수준이지만 단기 방문 외국인이 가입하기가 마땅치 않다. 입국한지 3일이 지나야 가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입국 관리소 데이터베이스에 입국 사실이 업데이트되는 데 3일 걸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VNO 서비스도 대안 중 하나지만 입국하는 외국인이 공항에서 마주치기가 아직 쉽지 않고 홍보도 덜 돼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렌털폰 서비스 요금은 정부의 인가·신고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규제에서도 벗어나있다. 3사 모두 수년 째 같은 요금을 택하고 있어 가격 경쟁도 없다.

한국을 방문한 미국 비즈니스 파트너가 수십만원의 통화료를 낸 사연을 들었다는 한 기업 관계자는 “택시 요금 바가지와 다를 것 없이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신사 측은 “단기적인 네트워크 이용대가를 산출해서 책정한 요금”이라며 “대부분 자동로밍을 이용하기 때문에 로밍센터 운영비 등을 빼면 남는 게 없는 고객 서비스 차원”이라고 말했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