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구글과 MS가 한국을 대하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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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최대 IT기업 거물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았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이자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이사장이 며칠 앞서 방한해 서울대에서 강연도 하고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났다.

이어 26일엔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 겸 CEO가 한국을 첫 방문해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고, 역시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해 환담했다.

시차도 있었고 목적이 달랐지만 한국을 대하는 태도도 묘하게 갈렸다. 굳이 우리나라 대통령과의 `악수 자세`를 비교하지 않더라도 두 사람은 현재적 관점에서 한국을 대하는 시각이 완전히 달랐다.

게이츠 이사장은 MS와의 직접적 연관성을 애써 감췄지만 우리나라에 비즈니스적으로 분명히 뭔가를 요구하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우리 국방부와 벌인 소프트웨어(SW) 사용료 공방, 금융·산업 현장 곳곳에 시한폭탄처럼 깔린 윈도XP 지원 종료 등 그는 한국에 뭔가 큰 딜(Deal)을 위해 찾아온 게 분명해 보였다. 박 대통령의 다음 달 첫 미국 방문을 앞두고, 차세대 원전 이슈 등을 슬쩍 끼워 넣긴 했지만 우리에게 뭔가 받아낼게 있는 거 같았다. 게이츠 이사장은 우리나라를 여전히 `감시 대상국` 또는 `수수료 징수국` 정도로 여기고 있는 듯 했다.

반면, 래리 페이지는 커진 `삼성 파워`가 작용하긴 했겠지만 한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여기고 있음을 숨김없이 드러냈다. 물론 구글을 세계 최대 스마트폰 OS기업으로 밀어주고, 수익까지 몰아주는 것에 대한 `계산된 감사`일 수 있다.

그래도 그는 구글글래스, 무인자동차(스마트카), 입는 컴퓨터 등 차세대 분야에 있어 한국과의 협력 의지를 분명히 했다.

두 초대형 글로벌 IT기업 수장의 모습은 전세계 스마트정글에서 MS는 늙은 사자로, 구글은 질주하는 치타의 모습으로 대비되게 만든다.

그렇다고 구글이 우리나라의 성장에 있어 무조건 `선(善)`은 아니다. 구글도 자기 이득에 해가 된다면 우리를 언제든 버릴 것이고, 우리의 IT파워가 자신을 위협한다면 이빨과 발톱을 드러낼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태도나 자세와 상관없이 우리는 `창조적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들의 태도나 시각이 어떻든 간에 우리가 신경 쓸 것은 `우리 안의 경쟁력`이다.

이 경쟁력은 이들이 가진 `소프트파워`를 얼마나 빨리 뛰어넘느냐에서 결정된다. 이들이 지금 막강한 소프트파워로 하드웨어 제조분야의 거물로 자란 우리를 찾지만, 우리가 창조경제 시스템의 원활한 가동으로 세계 최고 제조업 경쟁력 위에 창조적 소프트파워까지 얹히기만 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때 가선 우리가 이들을 어떻게 대할지 결정하면 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