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스마트패드 시장 확산…우리나라 D램 업계 효자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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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저가 스마트패드가 우리나라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주력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PC 시장 부진의 충격을 스마트폰 매출 확대로 상쇄하는 데 전략적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중국 스마트패드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PC용 D램뿐 아니라 낸드플래시 수요까지 견인하고 있다.

중국 저가 스마트패드 시장 확산…우리나라 D램 업계 효자로 부상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저가 스마트패드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면서 현지 시장조사 업체들이 당초 시장 규모 추정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했다. 당초 시장조사 업체들은 올해 중국 스마트패드 시장이 500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최근에는 배에 달하는 1억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SK하이닉스도 중국 스마트패드 시장 규모를 9000만~1억대로 상향 조정하고 사업 계획을 수정했다.

중국 스마트패드 시장이 급성장하는 데 현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개발 업체들의 역할이 가장 컸다. 올위너·락칩 등 중국 팹리스 업체는 ARM 코어 기반 AP와 함께 스마트패드 플랫폼을 싼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스마트패드 제조업체는 AP 및 플랫폼을 제공받은 후 LCD·터치스크린·카메라모듈 등 부품 구성만 달리해 80~100달러 수준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부품은 중국 내에서 조달할 수 있지만, 메모리 반도체는 주로 한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모바일 D램 대신 PC용 D램을 스마트패드에 채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가 스마트패드 중 90%가량이 PC용 D램을 쓰고 있다”며 “최근 PC 시장 부진에도 D램 가격이 치솟는 이유”라고 말했다.

낸드플래시 시장 성장에도 중국 업체들의 역할이 컸다. 64Gb 멀티레벨셀(MLC) 가격은 지난해 말 4.98달러에서 5월 상반기 5.26달러로 6% 올랐다. 최근 도시바가 낸드플래시 공장을 풀 가동했고, IT 기기 시장이 비수기임을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다. 반도체 업계는 중국 업체들이 낸드 플래시 재고 축적에 나서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관측했다.

PC용 D램과 낸드플래시 호조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무리 없이 모바일 D램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할 수 있게 됐다. PC용 D램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국내 업체들은 생산능력 확대에 거의 관심이 없다. 오히려 점진적으로 PC용 D램 생산능력을 축소하는 움직임이다. 이미 메모리 반도체 주력 시장이 PC에서 스마트폰·스마트패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현재 세계 시장에서 모바일 D램을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엘피다 정도다. 엘피다를 마이크론이 인수하면서 모바일 D램 시장 주도권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강 체제로 굳어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팀장은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관심은 D램보다는 모바일 D램과 임베디드멀티미디어카드(eMMC) 등 고부가 제품에 쏠려 있다”며 “PC용 D램 가격 상승세는 국내 반도체 산업이 모바일 중심으로 연착륙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