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프런티어]삼진아이티

사무실이 밀집한 도심 한가운데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난 직장인들이 커피숍에 긴 줄을 섰다. 삼삼오오 모여 떠들고 있지만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또 다른 한 무리는 일행이 줄을 서자 먼저 자리를 잡기 위해 이리저리 눈치를 본다.

삼진아이티 임직원들이 모바일카드 결제와 단말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삼진아이티 임직원들이 모바일카드 결제와 단말기 등을 소개하고 있다.

삼진아이티(대표 안창일)가 최근 상용화 한 모바일 주문·결제 시스템 `스펠페이(Spellpay)`는 이 같은 일상적인 풍경을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이용해 개인 스마트폰으로 주문, 결제를 한 번에 끝낸다.

고객은 커피숍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줄을 서 주문을 할 필요가 없다. 자리를 잡고 테이블에 놓인 NFC 태그를 접촉, 가맹점 폰페이지에서 메뉴를 살피고 주문과 결제를 동시에 하면 된다.

스펠페이의 구조는 NFC 태그에 담긴 가맹점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옮겨오는 것이다. 기존 모바일 결제시스템이 스마트폰에 담긴 개인정보를 동글 등을 통해 가맹점 POS 시스템으로 전달하는 것과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안창일 삼진아이티 사장은 “스마트폰으로 가맹점 정보를 읽어 주문과 결제를 하기 때문에 기존 시스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스펠페이는 단순히 주문과 결제에 국한된 솔루션은 아니다. 안 사장은 스펠페이를 양방향 통합 커뮤니케이션 툴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주점에서는 `테이블을 다시 정리해 달라` `물수건이 필요하다` 등 필요한 사항을 마치 채팅하듯이 점주와 대화할 수 있다. 스펠페이를 호텔에 적용하면 방에서 프런트와 통화할 필요 없이 룸서비스나 체크아웃 등을 요청할 수 있다.

점주는 사업 아이템에 따라 폰페이지를 꾸미면 된다. 주문 추가에 따라 영수증을 따로 발행하거나 POS에 일일이 입력하지 않아도 된다. 외국인을 위한 통·번역 시스템까지 탑재해 편의성을 높였다.

안창일 사장은 “기존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물론이고 재래시장, 주요소, 물류, 배달 등 주문·결제가 필요한 모든 곳에 적용할 수 있다”며 “NFC 사용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스펠페이도 폭발적으로 성장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삼진아이티는 스펠페이 개발과정에서 관련 특허를 30여가지 출원했다. 일부는 이미 등록을 마쳤다.

이 회사는 최근 대기업 등과 스펠페이 적용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해외 9개국과 스펠페이 수출 협의도 시작했다. 회사 관계자는 “연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창일 사장 인터뷰

“구글이나 애플 같은 기업도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를 심으려고만 생각합니다. 삼진아이티는 역발상으로 혁신적인 솔루션을 완성했다고 자부합니다.”

안창일 삼진아이티 사장은 스펠페이의 경쟁력으로 스마트폰이 직접 주문·결제 단말기가 된다는 점을 꼽았다. 가맹점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가져오는 방식으로 모바일 결제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POS 시스템 설치와 관련된 케이블 등 각종 설치 인프라가 필요 없다는 부분도 강점으로 내세웠다. 관련 정보를 스마트폰에서 바로 서버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삼진아이티는 1999년 설립 이래 꾸준하게 소프트웨어 개발에 매진해왔다. 2006년부터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에 주목했다.

안 사장은 “피쳐폰 시절부터 NFC기술에 역량을 집중해 `스마트폰 혁명`에도 불구하고 시장 흐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진아이티는 지난 5월 한국카드단말기관리업협동조합과 협약을 맺었다. 스펠페이 등 스마트폰 결제 솔루션 확산을 위해 카드 단말기를 쓰는 전국 사업자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안 사장은 “스마트폰 결제시스템 발전은 단순히 편의성을 높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업자는 서빙이나 기타 결제에 신경 쓸 역량을 서비스 질을 높이는 집중하겠죠. 결제 시스템이 취약한 재래시장은 고객접점을 늘릴 수 있고요. 새로운 생태계가 만들어 질 겁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