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젊은 SW인재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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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젊은 SW인재

[이슈분석]젊은 SW인재가 사라진다

국내 젊은 소프트웨어 인재가 사라지고 있다. 우수 학생들의 소프트웨어 전공을 기피가 지속되면서 현장에 신규 인력 유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와 기업들은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며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인재들은 발길을 돌리는 현실이다.

◇공부하는 사람이 줄고 있다

국내 최고 이공계 대학 중 하나인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이 학교는 1학년을 마치고 전공을 택한다. 소프트웨어를 공부하는 곳이 `전산학과`다.

학생들 사이에서 전산학과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벤처창업 열풍이 분 지난 2000년을 전후로 하락세다.

KAIST 학부 입학생들 중 전산학과를 택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2000년 19.4%, 2001년 22.6%에 이르던 수치가 2002년에는 14.4%으로 하락했다.

이듬해인 2003년에는 12.2%로 다시 하락 추세를 보이더니 현재는 5~6%대에 머물러 있다.

2000년 초반만 해도 학생 100명 중 10~20명 정도가 전산학을 선택한 반면 지금은 10명도 채 안 된다는 얘기다.

서울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의 경우 1999년 90명이던 정원이 지금은 55명으로 줄었다.

서울대는 2006년부터 전기공학부와 컴퓨터공학부를 전기·컴퓨터공학부로 통합해 뽑다 2011년 신입생부터 다시 분리했다.

학생들이 전기공학에 몰리면서 컴퓨터공학 모집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산업 현장도 젊은 인재 고갈

젊은 소프트웨어 인재들의 고갈은 학교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IT산업노동조합이 소프트웨어 노동자 실태를 조사한 결과, 2004년 53.7%를 차지했던 20대 직원 비중이 2013년 32.9%로 하락했다. 반면에 40대 이상은 0.9%에서 10.5%로 늘었다.

나경훈 한국IT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IT 산업의 내일을 책임질 신규 인력 유입이 원활치 않다는 걸 보여준다”며 “전산 관련 전공 학과가 미달되는 현재의 세태와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은 강도 높은 업무에도 대우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경이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태 조사에서 국내 소프트웨어 노동자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57.3시간으로 집계됐다. 주당 70시간 이상 일한다는 응답도 19.4%에 달했고 100시간 이상 일한다는 사람도 4.8%나 됐다.

그러나 회사에서 초과근로시간을 집계한다는 경우는 10.8%에 불과했다. 아예 집계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5%,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일정시간을 처리한다는 응답이 13.7%였다.

초과근로수당을 일한 시간만큼 제대로 지급한다는 비율도 10.3%에 불과했으며,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6.4%에 달했다.

일한 만큼 대우를 받지 못 하는 경우가 상당하다는 얘기다.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졌던 인재들이 시선을 `밖`으로 돌리는 이유다.

명문대를 졸업한 한 프로그래머는 “고등학교에서 과학과 공학에 대해 꿈을 갖고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이 왜 의대로 진학하겠느냐”며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우리나라에서 이공계를 가는 것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들이 똑똑하게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핵심 국정 과제인 `창조경제`는 소프트웨어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대기업들도 새 정부의 패러다임에 발맞춰 소프트웨어 육성에 팔을 걷어 부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 성과가 아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두환 KAIST 전산학과 교수(학과장)는 “사과나무에서 열매를 얻으려면 비옥한 토양과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라며 “정책적인 로드맵을 갖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컴퓨터학회(ACM)가 2020년까지 미국 내 신규 일자리 920만개 중 절반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발생한다는 전망을 제시한 것처럼 우리도 지금 당장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있는 조사와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소프트웨어 기피가 서서히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신영길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학부장)는 “스마트폰 보급으로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사회 곳곳에서 SW 인력을 필요로 하는데, 정원 규제에 막혀 양적으로도 인재를 육성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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