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맥북에도 산화물 TFT 적용

저전력 위해 IGZO 채용 확대한다.

애플이 모바일기기의 전력 소모를 줄일 수 있는 기술 대안으로 IGZO(인듐갈륨아연산화물) 디스플레이를 확대 적용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아이패드와 맥북용 디스플레이에 IGZO 방식을 채택키로 하고 샤프·LG디스플레이 등 LCD 패널 업체와 공급을 협의 중이다.

IGZO는 산화물 반도체 중 하나로 액정을 제어하는 박막트랜지스터(TFT)에 사용된다. 기존 TFT 소재로 사용된 비정질실리콘(a-Si)은 분자 배열이 일정하지 않아 전자 이동도가 낮다. 산화물 반도체는 소재 특성상 a-Si에 비해 전자이동도가 10배 정도 빠르다. 전력을 조금만 사용해도 구동할 수 있다는 뜻이다. 모바일 기기에서 전력 소모가 가장 큰 부품은 디스플레이로, 저전력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면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애플은 샤프의 IGZO 패널을 뉴 아이패드에 처음 적용한 바 있지만 성능이 뒷받침되지 않아 소량만 사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IGZO 기술이 발전하면서 애플은 아이패드에 확대 적용하는 것은 물론 내년 상반기 출시할 새로운 버전의 맥북에도 IGZO를 도입키로 했다. 특히 다음 버전의 맥북에는 IGZO에 최적화한 시스템을 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샤프는 IGZO 패널 생산량을 늘리고 수율을 높이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뿐만 아니라 LCD 라인에서도 IGZO 패널을 생산하기 위해 설비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산화물 반도체 TFT의 또 다른 장점은 a-Si TFT 성형 설비를 거의 대부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장비와 소재만 수정하면 된다.

근래에는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전자도 IGZO 적용을 검토 중이다. 11인치 대 노트북과 12인치 대 스마트패드에 샤프의 IGZO 패널을 사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향후 LCD 패널 시장에서 산화물 반도체 기술이 확산되면서 탈 a-Si 추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화물 반도체는 다른 TFT 기술과 달리 검증되지 않은 최신 기술이어서 지금도 전 세계에서 논문이 쏟아질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고해상도 고가 스마트폰에는 주로 저온폴리실리콘(LTPS) 방식이, 스마트패드와 노트북에는 산화물 반도체 방식이 각각 a-Si를 대체해갈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산화물 반도체 패널은 전력 소모가 적으면서 투자 비용도 적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패널 업체들이 옥사이드를 적용하기 위한 장비 업그레이드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