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정재훈 KIAT 신임 원장, 두발을 땅에 딛고 일하겠다

다섯달만이다. 지난 4월 후배들을 위해 용퇴했던 정재훈 전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경제실장이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신임 원장을 맡아 일선에 복귀한다. 정 신임 원장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기술센터에서 제2대 KIAT 원장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이사람]정재훈 KIAT 신임 원장, 두발을 땅에 딛고 일하겠다

정 원장은 “두 발을 땅에 딛고 일하겠다”는 말로 취임 소감을 대신했다. 뜬구름 잡는 얘기처럼 결과가 불투명하고 비현실적인 정책은 펼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공공기관으로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존중하면서 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내실있는 정책 집행으로 일자리 창출 등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원장은 옛 지식경제부가 산업부로 재출범하는 과정에서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 공직을 떠났다. 이후 5개월의 공백이 있었지만 오히려 정 원장에겐 소중한 준비의 시간이 됐다.

정 원장은 “쉬는 기간 사회봉사 활동을 하며 누구보다 바쁘게 보냈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대로 지난 5개월을 단순히 재충전 기간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는 클래식 대중화를 목표로 창단한 `놀라온 오케스트라`의 명예단장으로 취임해 음악을 통한 나눔활동을 펼쳤다. 산업부 시절 회원으로 꾸준히 참여했던 봉사단체 SNS희망나눔의 공동 대표도 맡았다.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우리 경제와 기업에 관한 깊은 정책적 고민이 담긴 글이 쉼없이 올라왔다.

취임 전날인 2일에도 “출연연의 종합적인 중소기업 지원대책이 나왔지만 새로운 것이 없다. 실무 연구원들의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이런저런 유인책 빼고 (중소기업에) 지원 나가는 연구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있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정 원장은 행정고시 26회 출신으로 지난 1983년 상공부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옛 산업자원부와 지식경제부에서 대변인, 기획조정실장, 에너지자원실장, 산업경제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경험했다. 한번 연을 맺은 후배들이 모두 따르고 싶어할 정도로 안팎의 신망이 두텁다.

그만큼 KIAT 수장으로서 그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KIAT는 산업기술정책 수립·분석, 산업기술 기반 조성, 이전·사업화 등 산업부 연구개발(R&D) 정책 전반의 기획과 집행을 담당하는 산하기관이다.

정 원장이 산업부에서 쌓은 경험을 감안할때 창조경제 패러다임 실현에 적합한 인물이 기관장을 맡았다는 평이다.

정 원장은 현장을 포함해 다양한 목소리에 귀기울일 생각이다. 그는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만나 얘기를 듣고 조언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