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포럼코리아 2013]"표준의 `시장 조성자` 역할 강화해야"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는 표준은 인류 문명이 발달하면서 사회 경제적으로 차지하는 그 의미와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이 혁신적으로 발전하고 그 활용이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표준은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고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적인 전략 수단으로 부각됐다. 또 시대 변화에 따라 표준에 대한 요구사항과 중요성이 변화하고 있는데, 과거 산업시대에서 표준은 시장 수요를 확대하거나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수단으로써 활용됐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정보의 디지털화와 양방향 네트워크화에 의한 정보기술 혁명은 서로 다른 기술,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간의 네트워크화를 형성시켰고, 이에 따라 기술 및 제품 간의 상호접속성 및 상호운용성 등의 확보를 위한 표준화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 분야의 경우에는 네트워크 효과(network externality)로 인해 시장 선점을 위한 표준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졌고 표준화 선점을 하면 다른 기술로의 대체가 쉽지 않은 잠김 효과(lock-in effect)로 인해 기업이나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졌다.

결국 표준은 정보화 시대에서 선진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장악을 위한 새로운 전략적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1995년 발효된 WTO TBT 협정은 국제표준에 대한 중요성을 급속히 증대시키면서 선진 각국은 자국의 기술을 국제 표준화함으로써 자국 산업을 보호하면서 아울러 세계 시장 개척의 기회로 활용된다.

최근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은 정보화 시대를 넘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융합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이 자동차, 조선, 의료 등 전 산업에 접목됨으로써 기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ICT 융합시대로 접어들었다.

융합시대에서 표준 개발은 다양한 기술, 제품, 산업 간의 융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와 미래 세계 시장을 선도하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방책으로 작용한다. 이제 표준화는 상호운용성 제공을 통한 시장 확대 차원을 넘어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을 혁신하고 필요한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일자리 확대는 물론 시장 창출을 통해 글로벌 경제를 선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표준화 패러다임의 변화로, 첫째, 핵심 전략수단으로서 표준의 시장 조성자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둘째, 융합과 상생의 패러다임 변화에 따른 산업체 중심의 표준화 주체에 대한 제고가 요구된다. 셋째,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사회적 기반으로서 표준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표준은 융합사회의 기반으로서 외부경제 효과를 통해 모든 이해당사자에게 높은 사회적 가치와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김형준 ETRI 표준연구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