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1주년 특집3-창조, 기업에서 배운다]고영테크놀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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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테크놀러지(대표 고광일)는 순수 토종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장악한 기업이다.

대다수 국내 장비 업체들이 외산 장비를 국산화해 사업을 시작한 `패스트 팔로워`였던 것과 달리 고영테크놀러지는 처음부터 세상에 없던 제품을 지향하는 `퍼스트 무버`였다.

[창간 31주년 특집3-창조, 기업에서 배운다]고영테크놀러지

고광일 사장은 “세계 최초로 3차원(D) 측정 자동검사 장비를 개발해 1000개 이상 회사에 공급하고 있다”며 “창업 초 3D 인쇄검사기(SPI)로 틈새 시장을 공략했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가격 경쟁을 피하고 프리미엄 시장을 노린 것이다. 어떤 신생기업도 감히 생각 못한 역발상이다. 독일·미국·일본 등 선진국에 진출해 세계 1위 기업을 먼저 공략했다. 글로벌 기업과 거래하면서 국내에서도 구매가 잇따랐다.

그는 “다소 무리한 전략이었지만, 과감하게 띄운 승부수가 주효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지난해 창업 10주년을 맞았다. 처음 연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기쁨도 맛봤다. 유럽 재정 위기 여파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최악의 수준이었음을 감안하면 무서운 성장세다. 3D 실장 부품검사기(AOI) 개발은 성장 속도에 더 불을 지폈다. 지난해 4분기부터 3D AOI는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실적이 나빠졌지만, 2분기에는 이내 예전 모습을 회복했다. 3D AOI 사업이 회사 실적을 회복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상반기 113억원의 3D AOI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3D AOI 판매 실적과 맞먹는 수준이다. 3D AOI 판매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2분기 고영테크놀러지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AOI는 PCB(인쇄회로기판) 위 반도체 소자와 여러 부품이 실장된 후 검사하는 장비다. 그동안 AOI는 2차원 검사 기술이 쓰였다. 그러나 지난해 고영테크놀러지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업체들도 3차원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주력 사업인 3D SPI가 중국 등 신흥 시장에 빠른 속도로 확산된 점은 또 다른 성장 포인트다.

고 사장은 “ZTE·화웨이 등 중국 전자 제조업체들이 스마트폰 등 고급 제품을 생산하면서 3D 검사장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 프리미엄 모델 외 중저가 제품을 새로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표면실장공정(SMT) 전공정뿐 아니라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도 3D 측정 및 검사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3D 검사장비는 이미 전자제품 및 반도체 생산수율 향상에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3D 검사장비 시장에 일찍 진입한 기업답게 지식재산(IP)도 골고루 확보했다. 등록 특허 20여건을 확보했고, 현재 출원 중인 특허도 60건이 넘는다.

고 사장은 “후발 업체들이 3D 검사장비 시장에 진입한다고 해도 고영테크놀러지가 확보한 특허 범위를 피할 수 없다”며 “3D 검사기 시장에 도전하는 시도 자체를 지레 포기한 회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올해 1300억원 매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30% 성장한다는 목표다. 3D AOI장비 매출은 350억원 수준으로 기대된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