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기술기반 스타트업 육성이 필요하다

[ET단상]기술기반 스타트업 육성이 필요하다

창조경제에 대한 정부 기조와 맞물려 벤처 영역에 많은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있다. 벤처 지원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발표되고 창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점차 호의적으로 바뀌고 있는 듯하다. 청년 일자리가 크게 줄어 취업 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상황을 감안한다면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보기술(IT) 분야에 모바일을 필두로 창업 열풍이 거세지고 있다. 일례로 올해 처음 생긴 창업경진대회, 창업 인큐베이터, 스타트업 콘퍼런스 등이 무수히 많다. 대학에서는 창업 동아리들이 앞다퉈 생겨나고 있다.

창업 붐은 역량 있는 기업가가 자신의 꿈을 펼쳐 보일 좋은 기회일뿐더러 장기적으로는 한국 IT 경쟁력을 강화시켜줄 것이라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필자는 `꼭 풀어야 하는 문제`인데 어려워서 많은 사람이 시도하지 않는 분야에서 스타트업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 많이 창업하는 모바일 앱도 바람직하고, 모바일 앱 중에서 수많은 버티컬(Vertical) 서비스들이 앞으로 성공할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조금은 더 기술에 집중하는 그런 스타트업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물론 많은 기술적 난제는 대기업과 공공기관 연구소 환경에서 해결되고 있지만, 훌륭한 인재들이 작은 회사 환경에서 풀어낼 수 있는 기술적 이슈도 존재한다고 본다. 구글·애플도 지금은 엄청난 규모의 기술기반 회사지만은 그 시작은 하나의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했다.

소수 대기업이 모든 제품·서비스를 독점하는 시장보다는 규모는 작지만 초점이 명확한 강소기업들로부터 혁신이 이뤄지는 것이 국가 경제차원에서도 훨씬 좋을 것이다. 대기업 내부에 어쩔 수 없이 존재하는 비효율로 인해 중단되는 기술적 문제들을 핵심 인재들이 밖으로 나와 과감히 풀어보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최근 굴지의 인터넷 회사에서 핵심 기술력을 지닌 팀이 독립해 창업한 `위브랩`이 주목할 만한 사례로 보인다. 위브랩은 인터넷 포털 다음(Daum)의 초창기 때부터 검색 엔진 개발과 관리를 이끌어온 핵심 인력으로 구성된 기업이다. 국내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지닌 김동욱, 장찬규, 김강학씨가 주축으로 설립한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다.

소셜네트웍서비스(SNS)에서는 사용자간 질문과 답변을 통해 유의미한 정보가 광범위하게 생산되고 있으나 원하는 정보만을 따로 분리해 확인하기 어렵다. 위브랩은 소셜 데이터를 기민하게 수집,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소셜 Q/A 분야의 선두 주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기업에서 십여 년 동안 고도화시켜온 검색기술, 광범위한 데이터를 다뤄본 경험을 십분 발휘해 세계적인 소셜 미디어 상에서 쏟아지는 엄청난 규모의 정보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위브랩은 케이큐브벤처스로부터 법인이 설립되기도 전에 투자가 결정되었으며, 중소기업청의 글로벌 시장형 창업 연구개발(R&D)사업의 일환으로 운영기관인 케이큐브벤처스의 추천을 통해 국가로부터 투자 지원을 함께 받았다.

우리 사회에 위브랩 같은 탄탄한 기술력과 뜨거운 열정을 기반으로 사회에 아직 산재해 있는 기술적 난제들을 제대로 해결하고자 하는 작은 팀이 수면 위로 나와야 한다. 꼭 울타리 안이 아니라, 울타리 밖에서 기술적 혁신을 추구하고자 하는 인재들에게 벤처캐피털 투자와 국책사업 참여 등 다양한 지원이 준비되어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 아직은 보기 드문 기술 기반 벤처들이 더 많이 나오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jimmy@kcubeventur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