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 필요 없는 인터넷 세상 온다…트래픽 집중 문제 해결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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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버가 필요 없는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한꺼번에 트래픽이 서버에 몰려 인터넷 속도가 느려지거나 심하면 아예 중단되는 불편함이 사라지고 사이버 공격도 원천 봉쇄한다. 인터넷 보급률까지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버 필요 없는 인터넷 세상 온다…트래픽 집중 문제 해결될 전망

31일 기가옴은 케임브리지대학교 연구진이 유럽연합(EU) 후원으로 서버없이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퍼슈트(Pursuit)`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파일 공유를 위해 널리 쓰이는 `P2P` 방식처럼 중앙 서버가 아닌 다른 사람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게 핵심이다.

현재 우리가 쓰는 인터넷 구조는 데이터를 저장·처리·전송하는 중앙 서버에 단말기를 접속하는 `클라이언트-서버` 형태다. 여러 사람이 동시에 대량의 데이터를 얻기에 적합하지만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서버 부담이 늘어나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퍼슈트는 이용자끼리 데이터를 전송한다. 이용자 A는 주변에 있는 B가 가진 기기에서 데이터를 얻고 이를 다시 C가 받아가는 방식이다. 데이터가 더 많은 장비에 복제될수록 신속하고 효율적 공급이 이뤄진다. TV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자 할 때 이미 해당 콘텐츠를 받았거나 시청한 근처 사람에게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이다.

퍼슈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콘텐츠를 찾고 식별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인터넷 주소 대신에 데이터별로 지문과 같은 고유 식별 정보를 부여해 출처를 확인한다. 저작권 위반과 정보유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고유 식별 정보를 쓰는 또 다른 이유는 모바일 기기와 PC 간 데이터 전송에 따른 문제 발생을 막는 데 있다. PC와 모바일 기기는 주로 사용하는 데이터 용량과 저장 용량, 네트워크 대역폭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원활한 데이터 송수신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기가옴은 퍼슈트가 현재 인터넷 구조의 효과적 개선과 보안성 제고 등 여러 이점을 가져올 것으로 평가했다. 서버가 없으면 한 서버에 집중적으로 트래픽을 보내 시스템을 다운시키는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인기 있는 대용량 동영상 콘텐츠도 기존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받을 수 있다. 주변에 모바일 기기를 가진 사람만 있다면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므로 사용 가능 지역도 크게 넓어진다.

연구진은 퍼슈트를 시험하기 위한 구조를 만들었다. 데이터 고유 식별 정보에 필요한 응용 프로그램은 이미 완성된 상태다. 기술,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할 부문이 많아 실제 보급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더크 트로센 퍼슈트 프로젝트 기술매니저는 “스노든 폭로에서 알 수 있듯이 중앙 집중화된 인터넷 구조는 문제점이 많다”며 “엄청난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퍼슈트는 여러 이슈를 해결해 줄 미래형 인터넷 구조”라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