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강국 기술대국]<기고> 실감교류 인체감응솔루션 개발의 미래지향성

박성원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미래연구센터 부연구위원

최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미래연구센터는 2030년에 등장할 미래 기술을 탐색하면서 복원과 재생, 조정과 합의, 포스트 휴머니즘, 시간 확대, 체험과 소통, 생존 등 키워드를 도출했다.

[과학강국 기술대국]<기고> 실감교류 인체감응솔루션 개발의 미래지향성

자주 회자되는 말이기에 설명은 필요 없지만, 이 단어들이 내포하는 의미는 작지 않다. 예컨대 복원과 재생은 기후변화, 환경오염, 생태계 파괴 등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조정과 합의는 국제질서의 다극화, 사이버 테러 증가, 사회 양극화 심화 등을 가정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체험과 소통` 중에서도 `이종교감 및 소통`이 미래에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이유를 보면 극단적 개인주의, 다문화 3세대의 약진, 로봇의 가족 편입, 초(超)연결사회, 민족과 종교의 갈등 심화, 다(多)국가시대 등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실감 교류 인체감응 솔루션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미래에 중요한 이슈가 될 `소통`을 기술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어서다.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힘입어 우리 사회는 원격으로 개인과 개인의 교류가 활발해짐은 물론, 심지어 인간과 인공물(아바타나 인공지능, 로봇 등)의 소통이 요구되며, 원격의 사용자들이 시공간을 초월해 함께 있다는 공존감을 느끼게 되는 등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말하자면 언제 어디서나 누구와도(그 대상이 로봇일지라도) 생각과 감정을 나누고 설득하고 싸우고 화해하고 이를 통해 생존하고 진화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어떤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기에 앞서 고려할 점은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는가에 대한 논의, 동의,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감교류 인체감응솔루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바람직한 미래상에 솔루션이 필요한지 물어야 한다. 경제적인 성장이 우리사회의 비전이라면 이 솔루션은 필요하다. 국가간 경제 경쟁이 엄연한 현실 앞에서, 또 한국이 이젠 세계적인 경제강국의 일원으로 들어선 상황에선 실감교류 같은 선도적 기술로 시장을 창조하고 장악해야 한다.

그러나 한국사회가 꼭 경제발전을 최상의 국가 비전으로 동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자연환경과 삶의 질, 자원 부족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국가의 비전으로 생각하는 국민도 많다. 이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고령화 사회, 무관심 사회, 일등주의 사회, 개발 만능 사회, 소비중심 사회, 극단적 생존만 강조되는 피난사회가 문제라는 가정이 깔려있다. 이럴 경우 실감 교류 인체감응 솔루션은 필요한 기술인가. 시공간을 초월해 부모와 자식, 지인과 타인을 연결시키고 소통하게 하는 솔루션은 고령화, 무관심 사회에 대응하면서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초음파 기반 뇌 자극 기술이나 실감교류 인터페이스의 발달로 더욱 건강한 사회가 구현되거나 지구촌 어디나 연결해 실감교육을 받아 교통수단의 이용에 따른 에너지 사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기술이 미래 기술로 대접받으려면 한국 사회가 처해 있는, 앞으로 직면하게 될 문제를 풀어내고 한 사회가 지향하는 바람직한 미래 형성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실감 교류 인체감응솔루션이 이런 역할을 맡아주길 믿고 또 기대한다. 인간과 기술(예컨대 로봇)이 더욱 가까워지고 있는 때, 우리는 조만간 인간과 기술을 구별할 수 없는 시대에 살지도 모르겠다. 그 때는 인간과 기술이 친구처럼 서로 도와야 한다. 역시 소통이 중요한 문제다.

spark@step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