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없는 인터넷 서비스의 대안 `WISP`가 온다

우리가 집이나 회사에서 쓰는 인터넷 서비스 대부분은 케이블을 연결한 업체가 제공한다. 머지않아 회선을 설치하지 않고도 산간벽지까지 고품질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무선인터넷서비스공급업체(WISP)` 덕분이다.

WISP가 쓰는 전형적인 고객 댁내 장비(CPE)가 한 집 지붕에 설치돼 있다.(위키피디아 제공)
WISP가 쓰는 전형적인 고객 댁내 장비(CPE)가 한 집 지붕에 설치돼 있다.(위키피디아 제공)

3일 PC월드는 미국에서 비용과 품질 문제로 외면 받던 WISP가 기술 발전에 힘입어 기존 인터넷서비스공급업체(ISP)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고 보도했다. ISP가 투자를 꺼리는 산간벽지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넷링스(Netlinx)나 비빈트(Vivint) 같은 WISP가 제공하는 무선인터넷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무선인터넷 서비스와 다르다. 이동통신사가 4G 롱텀 애벌루션(LTE)을 비롯한 무선인터넷을 제공하지만 그렇다고 WIPS가 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이통사는 고객이 휴대폰을 24시간 1주일 내내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 지역에 매달 매우 낮은 데이터 용량만을 공급한다. 사용량을 초과하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외부에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것은 이통사 무선인터넷 서비스의 장점이지만 유선보다 느리고 서비스 범위도 한정된다. 대도시 외부에서 사용 범위는 더 좁아진다. 오히려 디시네트워크 같은 위성방송업체가 WISP에 가깝다. 위성방송업체는 위성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무선인터넷을 제공한다. 반면에 데이터가 먼 거리를 이동하기 때문에 서비스가 지연되고 속도가 제한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게임을 할 때 속도 저하는 심각하다.

극초단파(UHF)나 와이파이 무선 네트워크를 쓰는 WISP는 이통사와 위성방송업체의 장점을 골고루 섞었다. 이통사처럼 전송탑이나 건물 위에 안테나를 설치해 신호를 전달한다. 위성방송업체처럼 고객 집이나 건물 외부에 안테나를 단다. 케이블 없이도 넓은 지역에 안정적으로 고품질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위성인터넷의 속도 지연도 사라진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WISP는 대부분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업자다. 넷링스는 남부 펜실베니아 주민과 기업이 고객이다. `디지털가입자회선(DSL)의 대안으로 가정과 회사에 빠르고 안정적인 인터넷을 제공하는 것`이 사업 목표다. 가격은 서비스에 따라 매달 30달러~80달러(약 3만2000원~8만5000원) 사이다.

PC월드는 WISP가 제공하는 서비스 업로드 속도는 기존 DSL 사업자의 5~10Mbps보다 빠르다고 전했다. 원격 오피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PC나 서버의 백업 처리, 기타 업로드 속도가 중요한 애플리케이션을 다룰 때 유용하다. 이 매체는 특정 지역에서 인터넷을 쓸 방법이 없어 WISP가 ISP의 대안으로 활용되는 시대는 끝나간다고 전했다. WISP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통신사와 케이블 회사는 가격 인하 등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