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최선도국` 타이틀 영국·중국에 빼앗겼다…300Mbps LTE-A 반년 이상 뒤쳐져

우리나라가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벌루션(LTE) 최선도국의 위상을 유럽·중국에 빼앗기게 됐다. 한국 이동통신사보다 넉넉한 주파수를 확보한 해외 기업들이 우리보다 반년 이상 먼저 최고속도 300Mbps 롱텀에벌루션(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지난 6월 150Mbps 속도의 LTE 어드밴스트(LTE-A)를 가장 먼저 상용화하며 차지한 최선도국 입지를 불과 1년만에 내줄 것으로 보인다.

영국 통신사 에브리싱에브리웨어(EE)는 지난달 런던 `테크시티`에 300Mbps LTE-A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지역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런던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홍콩 통신사 CSL은 이보다 앞선 지난 9월 300Mbps LTE-A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 CSL은 상용화 시기를 휴대폰 단말기가 출시되는 2014년 하반기로 잡고 “1~2년 후에는 300Mbps가 LTE 서비스의 주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300Mbps LTE-A 서비스는 단방향 기준 40㎒ 주파수 폭이 필요하다. 영국 EE는 1.8㎓와 2.6㎓ 대역에서 20㎒씩 주파수를 확보해 두 주파수를 주파수집성기술(CA)로 묶어 300Mbps LTE-A를 서비스한다. 홍콩 CSL도 같은 방식이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들은 EE·CSL보다 반년 늦은 2015년 상반기가 지나야 300Mbps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주파수를 활용하는 기술은 이들보다 우수하지만, 정작 활용할 주파수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내년 하반기 상용화 예정으로 지난달 말 공개 시연한 `광대역 LTE-A` 기술은 EE·CSL의 300Mbps 기술과 같지만 주파수 폭이 10㎒가 적은 20㎒·10㎒ CA로, 최고속도가 225Mbps다. 김상국 KT경제경영연구소 연구원은 “EE와 CSL은 이를 건너뛰고 바로 150Mbps에서 300Mbps로 넘어갔다”고 설명했다.

국내 통신사들이 300Mbps 서비스를 하려면 10㎒ 주파수가 더 필요해 3개 주파수를 집성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주파수 할당이 파편화돼 있어 같은 속도를 내는 데 추가 주파수와 별도의 기술·칩세트 개발이 시급한 셈이다. 이마저도 2.6㎓ 신규 주파수를 획득한 LG유플러스 외에는 언제 할당이 가능할지 계획을 잡지 않았다.

세계 최초로 LTE-A를 상용화하며 다졌던 LTE 최선도국 타이틀을 기술 역량이 아닌 주파수 부족 문제로 빼앗기게 된 것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초광대역 주파수를 확보하기 위한 `모바일 광개토 플랜` 등이 보다 빨리 결정되고 조기에 할당해 글로벌 속도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 통신사는 시범 서비스와 함께 본격적인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다. 화웨이·ZTE 등 중국 장비업체들은 이에 화답해 장비 협력 계약을 맺었다. 퀄컴 역시 지난달 30일 300Mbps를 지원하는 칩세트(스냅드래곤 805)를 발표했다. EE는 “300Mbps 서비스가 기업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소비자에게는 무선 초고선명(UHD) 비디오 서비스 등 보다 개선된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 통신사들은 주파수 추가 할당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국내·해외 이통사 LTE-A 속도 진화 로드맵

`LTE 최선도국` 타이틀 영국·중국에 빼앗겼다…300Mbps LTE-A 반년 이상 뒤쳐져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