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스마트폰 사업에 나선 삼성전자...차세대 성장동력은 뭘까?

주변기기와 액세서리 같은 스마트폰 파생 사업에 초점

스마트폰 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삼성전자의 행보는 내년부터 본격화된다. 내년 스마트폰 판매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은 것은 지나친 가격 경쟁을 피해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자리를 확보했고 브랜드 가치도 높아진 만큼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포석이다.

포스트 스마트폰 사업으로는 단기적으로 주변기기와 액세서리와 같은 스마트폰 파생 사업에 맞춰질 전망이다. 지난 7년간 스마트폰 누적 판매량은 28억9000만대에 달한다. 스마트폰 수요는 둔화됐지만, 배터리 커버 등 액세서리 판매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갤럭시기어 등 스마트폰과 연계된 주변기기 시장도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기어 판매량은 저조했지만, 갤럭시S5와 함께 출시되는 갤럭시기어2는 다를 것”이라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성능이 개선됐을 뿐만 아니라 패션 기능도 더욱 강력해졌다”고 말했다.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급증에 따른 네트워크 장비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것도 삼성전자에 기회다. 올해 세계 인터넷 트래픽은 월평균 55.5EB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27.5% 늘어난 수치다. 스마트폰 시장 확대에다 사물간 통신(IoT)까지 확대되면서 오는 2017년에는 월평균 인터넷 데이터 트래픽이 120.6EB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의 일환으로 통신장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임원인사에서 김영기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며 역할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중국 선전에 삼성 네트워크 R&D센터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해외 진출도 더욱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이 곳을 발판으로 연구개발·생산·판매까지 묶어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북미 등 선진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신설한 선전 연구소를 단기간에 궤도에 올리기 위해 국내에서 최우수 인력을 파견하고 있다. 네트워크 사업부에서 2년 이상 S등급을 받은 우수 인재들이 잇따라 선전 연구소로 이동했다.

폭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고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관련 사업도 키운다. 종전에는 메모리 반도체와 서버·데이터센터 관련 하드웨어에만 집중했지만, 앞으로는 시스템까지 판매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는 목표다. 최근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에서 잔뼈가 굵은 전동수 사장을 삼성SDS 대표로 보낸 것도 시스템·서비스 사업을 키우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그룹 차원에서 첨단 소재 사업을키워 삼성전자와 시너지효과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유리 소재업체 코닝 1대주주로 올라섰고,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분리하고 독일 노바LED를 인수했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이 될 만한 사업이 있다면 인수합병(M&A) 등을 고려한 모든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 등) 잘되는 사업이 있다고 해서 안주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