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조재구 한중미디어연구소 이사장

“북한의 핵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언론의 펜입니다. 서로의 실상을 모른 상태에서 억측기사가 나오고, 그것이 국가 간 오해를 만들어 전쟁까지 일으킵니다. 미디어 교류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이사람]조재구 한중미디어연구소 이사장

조재구 전 중화TV 사장이 지난달 `한중미디어연구소`를 설립해 양국 간 미디어 교류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중화TV를 매각한 뒤 중국으로 신문학을 공부하러 떠난지 5년 만에 연구소 이사장으로 돌아왔다.

우리나라의 중국 의존도는 점점 커지고 있다. 2012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중국 수출은 11.6%로 대미 수출(5.1%)보다 두 배 이상 높다. 지난해 여름 성수기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방사능 피폭 우려와 반일 감정 등으로 한국을 여행지로 선택해 급증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제 중국에서 반한·혐한 감정이 다시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이런 것을 `언론 소통`으로 막자는 것이 조 이사장의 생각이다.

“미디어는 안보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데 국가 간 전쟁이 일어나거나 경제가 막히는 것은 바로 소통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언론은 국민과 정부 간 소통, 국민과 기업 간 소통, 국민과 국민 간 소통을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는 중국 언론의 성향을 한국이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언론을 정부 정책을 알리는 선전수단으로 생각해 전국의 시·군 행정단위까지 방송국이 있다. 9000여개가 넘는 방송국은 모두 국가 소유다. 수많은 종류의 신문·출판도 국가 소유다. 반면에 우리는 공영방송을 제외하고 대부분 민영이다. 양국의 미디어 시장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다.

“양국 정부의 각 부처에서 일년에 한두 차례 기자들을 초청해 실무를 설명하고 이해도를 높이면 양국 간 관계가 불편할 때에도 억측적인 기사는 안 나올 것입니다. 관계가 돈독하지 않고 서로의 실상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기사가 나오는 거죠.”

양국의 잘못된 언론 행태로 국민 간 오해가 더욱 쌓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차원에서 풀 문제는 국가가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에서 미디어 산업 교류 활성화를 위해 힘쓸 계획이다.

“중국 당국이 `2014년 종합채널 프로그램 편성 지침`으로 지방 31개 위성방송에 외국프로그램을 매년 1개를 초과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이런 규제는 정부가 나서서 국가 간에 풀어야 합니다. 대신 민간 교류는 우리가 맡아야지요. 연구소를 한중 미디어 분야 최고의 싱크탱크로 키울 겁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