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장비 업계, 시스템 반도체 핀펫 공정 시대 기회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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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차세대 공정 기술인 핀펫(FinFET)용 장비·소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부터 삼성전자·TSMC·글로벌파운드리스 등이 잇따라 핀펫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양산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핀펫 시대의 도래를 기회로 국내 후방 산업 업체들이 기술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3년간 시스템반도체 미세선폭 기술은 20나노 초반대에서 한동안 정체됐다. 게이트 폭이 좁아질수록 누설 전류가 많아지는 문제 탓이다. 누설 전류를 줄이기 위해 핀펫 기술이 고안된 이유다.

핀펫은 3차원(3D) 입체 구조로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 생산하는 기술을 말한다. 입체 구조로 돌출된 게이트(트랜지스터) 모양이 상어지느러미(Fin)와 비슷해 핀펫으로 불리게 됐다. 핀펫 기술을 적용하면 종전 2차원 게이트의 절반 수준 전압에서 작동이 가능하고, 누설 전류량도 훨씬 적다.

인텔이 중앙처리장치(CPU)에 22나노 핀펫 기술을 처음 적용한 이후 삼성전자·TSMC·글로벌파운드리스 등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기술 확보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스는 14나노 핀펫 공정을 상반기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말 14나노 핀펫 공정을 적용한 테스트 칩 생산에 성공한 바 있다. TSMC는 지난해 공정 개발을 완료하고 16나노 핀펫 양산을 앞두고 있다.

핀펫 기술이 상용화되면 공정 및 소재가 바뀌면서 국내 후방 산업군이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특히 식각·연마 업체에 기회가 많다. 케이씨텍은 반도체 웨이퍼 표면을 평평하게 가공할 수 있는 CMP 슬러리 국산화에 성공했다. 핀펫 기술이 적용되면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식각 업체 솔브레인은 핀펫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고순도 화학물질 및 공정 개발에 성공해 초기 시장을 선점한다는 목표다.

핵심 공정 장비도 달라진다. 종전 시스템 반도체 공정에는 불순물층을 형성하기 위해 임플란트 장비로 충분했지만, 핀펫 공정에는 플라즈마 도핑 장비가 필요하다. 높은 이온 전류를 얻기 위해서는 고농도 불순물층을 형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 에이피티씨는 핀펫 반도체 웨이퍼용 플라즈마 도핑 장비 개발을 완료하고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플라즈마 도핑 장비 국산화에 성공한다면 상당한 부가가치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핀펫 반도체는 고급 장비 수요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핀펫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는 회로 집적도가 높아 3㎛ 수준의 패키징 검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종전 장비로는 6~12㎛ 수준의 검사만 가능해 반도체 업체들이 골머리를 앓았다. 고영테크놀러지는 최근 반도체와 서브스트레이트(반도체기판) 배열 오차 범위를 1.5~3㎛까지 측정할 수 있는 핀펫 반도체 패키징용 검사장비를 개발했다. 이르면 하반기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핀펫 등 신공정 기술이 도입되면 반도체 장비 시장이 지금보다 20~30%가량 성장할 것”이라며 “기술 전환을 대비해 국내 후방 산업 업체들이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