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도망가는 범죄 차량 `원격 정지 장치` 도입 추진

도주한 범죄자가 훔친 차량을 타고 거리를 질주한다. 경찰은 도주 차량과 위험한 추격전을 벌이지 않는다. 버튼을 누르자 차량이 멈추고 손쉽게 범죄자를 검거한다.

유럽연합(EU)이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하는 자동차를 원격에서 멈출 수 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BBC가 보도했다. 범인 검거에는 효과가 있겠지만 이 기술이 의무화되면 시민 자유를 침해할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EU에 자동차를 수출하는 제조사에도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시민단체 스테이트와치가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법 집행 기술 서비스를 위한 유럽 네트워크(Enlets)`는 경찰이 범죄자가 탄 자동차를 원격에서 멈추는 기술을 새로 출시하는 차량에 넣는 방안을 논의했다. Enlets는 EU위원회 법 집행 작업반 중 하나로 정책에 쓰일 새로운 기술을 연구한다. Enlets는 유럽 시장에 나올 모든 신차에 원격 정지 기능을 넣는 표준안을 거론했다.

Enlets는 범죄 차량 도주로 인한 시민 피해 방지와 강도나 도둑의 도주를 막는 수단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격에서 자동차를 정지시키는 구체적인 기술 규격은 마련하지 않았다. 문서는 자동차 제조사가 부담할 비용 등은 명시하지 않았다. BBC는 “영국 정부는 자가용에 원격 정지 장치를 넣을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며 “프로젝트는 초기로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커넥티즈카에 특화한 보안 회사 악스웨이 앙투안 리즈크 부사장은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이미 기술적으로 원격에서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며 “하지만 공식 도입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스마트폰 앱으로 운전자를 모니터링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래에는 도난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