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고객불만 `빅데이터`로 미리 알아낸다…내달 시스템 본격 가동

삼성전자가 자사 제품의 고객 불만을 빅데이터 기술로 사전 탐지해 선제 대응한다. 사용자 게시판 등에 올라온 고객 불만이 큰 이슈로 확대되기 전에 미리 예측해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 검색엔진을 도입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대규모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해 고객 불만에 선제 대응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국내 처음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신 빅데이터 기술을 결합해 `빅데이터 기반 고객소리(VOC) 통합관리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다음 달 중순 가동을 목표로 현재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주요 인터넷 사이트나 게시판에 게시된 수많은 자사 제품 관련 글을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수집·분류·분석해 고객의 불만을 사전에 탐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일부 고객이 사용자 게시판에 올린 불만 내용이 확산돼 사회적으로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사례가 많았다. 또 국내 많은 소비자가 제품 및 서비스를 구매하기 전 온라인에서 구매후기 등의 정보를 찾아보고 비교·검토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도 삼성전자가 이번 시스템 구축에 나선 주요 배경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이번 빅데이터 플랫폼 기반 VOC 통합관리시스템으로 고객 불만의 원인이 무엇인지, 어느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지 등을 상세 분석하는 것뿐 아니라 앞으로 관련 불만사항이 얼마나, 어떻게 확대될 것인지 등을 예측하는 용도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사업에는 국내외 주요 빅데이터 기업 대여섯 군데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으론 SAS 제품이, 분석 결과를 시각화해주는 솔루션으로는 `태블로(Tableau)` 솔루션이 적용됐다. 데이터 활용방안 및 컨설팅은 한국IBM이, 시스템 적용 및 개발은 삼성SDS에서 맡았다.

특히 태블로는 국내에선 잘 알려지지 않은 BI 분석기업으로 삼성전자가 직접 해외 솔루션을 검토하다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솔루션은 다양한 차트를 수분 내 사용자 환경에 맞게 구현할 수 있고, 화려한 UI를 제공하는 게 장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 불만의 원인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도록 하고 대응관리 시스템과 연계돼 단계별로 불만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준다. 태블로는 2003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으며 2012년 이 기업은 나스닥에 상장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단순 고객 불만사항을 분석하는 수준이 아니라 앞으로 불만사항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정보를 제공해준다는 데서 기존 분석시스템과 차별화된다”며 “앞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많은 기업이 온라인 활동으로 생성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빅데이터` 기술과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