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관심사는 테슬라 인수가 아닌 배터리 노하우

애플이 테슬라모터스의 첨단 배터리 기술에 눈독들이고 있다고 19일 애플인사이더가 보도했다.

최근 양사의 대표가 만난 이유는 인수합병(M&A)보다 기술 제휴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알려졌다. 테슬라의 빠른 충전과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배터리가 기술 제휴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는 설명이다. 애플인사이더는 “애플이 테슬라와 배터리 분야 파트너십 체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배터리 기술 하나만을 위한 파트너십은 아니지만 비중이 크다고 보인다”고 전했다.

애플 아이패드와 테슬라 전기차는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가 들어간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하는 배터리는 충전 시간이 길고 차지하는 공간도 큰 편이다. 반면 테슬라는 전기차를 완전 충전하는데 한 시간이면 될 정도로 배터리 기술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쌓았다. 테슬라는 또 운전자에게 완전 충전된 배터리를 90초 만에 교환해주는 교환소 설립 작업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여전히 차량용 배터리 공급부족 사태를 맞고 있어 자체 배터리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엘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북미 지역에 세울 새 배터리 공장의 생산량이 전 세계 기존 리튬배터리 생산량에 맞먹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공장은 배터리팩을 활용하고 태양광 기술에 의존하는 친환경 제조방식을 채택할 계획이다.

애플은 테슬라 배터리 기술을 얻으면 단말기를 더욱 작고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아이와치’에 적용하기 위한 태양광과 무천충전방식의 배터리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 곡면 배터리 관련 특허도 얻었다고 알려졌다. LG화학과 배터리를 계단식으로 쌓아 효율성을 높이고 사용 공간을 줄여주는 ‘스텝드배터리’ 채택 가능성도 논의 중이다.
테슬라의 경우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전기차에 보다 긴밀히 통합시키거나 터치스크린 사용자 환경 디자인에서 애플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 매체는 “높은 브랜드 명성에도 대규모 시장에서 한계를 보였던 테슬라가 애플과 노하우를 주고받아 상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