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터넷 통제에 성난 2월의 군중

정부의 지나친 인터넷 통제에 반발하는 군중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들의 저항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인터넷 자유가 거대한 조류로 자리했음을 증명한다.

로이터와 BBC는 터키와 베네수엘라 국민이 정부의 인터넷 검열 및 통제에 반발해 시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검열을 피하는 신기술을 내놓는 스타트업도 가세했다.

이달 초 터키 거리는 몰려나온 시민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터키 의회가 특정 웹사이트를 차단하고 법원 명령도 없이 콘텐츠를 삭제할 수 있는 ‘인터넷 통제 강화법’ 법안을 통과시키자 대통령 승인을 막으려는 시민이 거리로 쏟아졌다. 이 법안은 대형 정치 부패·비리 스캔들이 터진 터키 당국이 정보 통제를 목적으로 만들었다. 법안은 인터넷서비스업체가 2년 간 사용자 정보를 의무적으로 저장하고 정부가 이 데이터를 쓸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압둘라 귤 대통령이 트위터로 법안을 승인하겠다고 밝히자 네티즌은 즉각 ‘언팔로우’ 캠페인을 펼쳤다. 거센 시민 운동에 터키 정부도 일부 조항을 수정했지만 반발은 식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지난 주말까지 8만회 이상 노출된 ‘#언팔로압둘라귤(#UnfollowAbdullahGul)’ 해시태그 캠페인으로 귤 대통령이 잃은 팔로어 수는 9만6000명이 넘어섰다.

베네수엘라 거리는 이달 중순 트위터 이미지를 차단한 정부에 반항하는 시민과 학생으로 들끓고 있다. 베네수엘라 반정부 학생 운동이 촉발한 이달 초 많은 트위터 사용자가 정부의 데모 탄압 사진이 올리기 시작했다. 정부의 방송·뉴스 차단에 대한 저항이었다. 경찰의 제지로 사망자가 생기면서 SNS 물결은 더 거세졌다.

문제는 사진을 올리거나 볼 수 없게 됐다고 청원하는 사용자가 늘면서 촉발했다. 베네수엘라 트위터 사용자가 ‘TwVen.com’이라 부르는 온라인 사전을 운영하는 빌리 바이스버그는 사용자가 이미지와 피드를 볼 수 없게 됐다는 수통의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누 웩슬러 트위터 대변인이 베네수엘라 정부의 이미지 차단 사실을 시인해 반발 열기에 불을 붙였다. BBC는 “베네수엘라의 반정부 시위는 SNS에서 가상 전투를 방불케 한다”며 “정부 측 지원자도 트위터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이란 스타트업 ‘올라(Hola)’는 인터넷 사용자가 원하는 웹사이트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무료 앱을 내놓기도 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많은 나라가 페이스북·트위터를 포함한 유명 사이트 시민 접근을 막고 있다”며 “올라는 이러한 나라의 사용자를 겨냥한 것”이라 설명했다. 앱은 매일 각 나라의 방화벽을 피할 수 있는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