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만 에스엘 대표 "세계 차 10대 중 1대는 에스엘 부품 사용"

“올해로 에스엘이 문을 연 지 60년이 됩니다. 세계적 수준에 올라 선 기술력이 새로운 60년을 여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4일 경북 경산 에스엘(SL) 본사에서 만난 김재만 대표(최고기술책임자·CTO)의 목소리에서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배어났다. “60년 간 쌓아 온 기술이 완성 레벨에 올라섰다”고 했을 정도다.

김재만 에스엘 대표
김재만 에스엘 대표

1954년 자전거 부품 업체로 출발한 에스엘의 전신 삼립자동차공업주식회사는 1969년 현대자동차에 헤드램프를 납품하며 본격적으로 자동차 부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전거 헤드램프를 독자 개발한 것이 인연이 됐다.

자동차 램프 기술은 만만치 않았다. 일본 스탠리전기, 영국 루카스 등 선진업체로부터 기술을 배워야 했다. 1986년 기술연구소를 설립하며 ‘기술독립’의 꿈을 키웠다. 이후 20년 간 노력한 끝에 2006년 미국 시험기관 인정기구(A2LA)가 인정하는 국제공인 시험기관에 지정될 정도로 자동차 램프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라섰다.

김 대표는 “국내 시장의 60%를 점유할 정도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춘 에스엘은 90년대 중반부터 해외 진출에 힘써왔다”면서 “세계 자동차 10대 중 1대에는 에스엘 부품이 장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엘은 램프와 섀시, 사이드미러 등 다양한 부품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며 지난해 국내 1조7000억원(해외 미포함), 글로벌 기준 3조57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적 자동차 부품 업체로 거듭났다.

향후 매출 4조원을 넘어 글로벌 톱 부품 업체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마트카 부품 개발이 필수라고 보고 관련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김재만 대표가 부임한 2009년 이후 연구개발(R&D) 비용을 대폭 확대해 지난해 국내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율이 5%를 넘어섰다. 이를 통해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다양한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장부품 신뢰도 확보를 위해 2년 전부터 솔루션링크 등 컨설팅 업체와 공동으로 기능안전 국제표준(ISO 26262) 대응을 시작, 이날 독일 TUV라인란드로부터 기능안전 매니지먼트(FSM) 인증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 최초다.

김 대표는 “수년 내로 ISO 26262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부품을 수주하지 못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면서 “램프와 섀시, ADAS 등 우리 회사가 생산하는 전 부품으로 ISO 26262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