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가 사랑한 스타트업 with 임정욱]<28> 대기업 맞서 혁신 일궈낸 급여관리서비스 기업 `젠페이롤`

‘젠페이롤(Zenpayroll)’은 소규모 기업의 급여 관리 업무를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은행과 국세청을 연결해 직원 개인정보와 연봉, 추가 근무수당 등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세금을 제한 급여를 직원 통장에 넣어준다. 국세청 신고와 각종 연금 관련 업무도 서비스 안에서 간단하게 해결한다. 관리자는 PC와 스마트폰으로 편리하게 업무를 처리하고, 직원 역시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나 결과를 확인한다. 기존 거대 기업 서비스를 압도하는 편의성으로 주목을 받는다. 스탠퍼드대학 출신이 만든 회사로 창업자 중 한 명인 ‘에드워드 김’은 한국계다. 2011년 창업해 세 차례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급여관리 시스템으로 주목받는 `젠페이롤`.<사진출처:젠페이롤 홈페이지>
급여관리 시스템으로 주목받는 `젠페이롤`.<사진출처:젠페이롤 홈페이지>

-정진욱(콘텐츠대학부 기자)=젠페이롤에 대해 좀 더 설명해준다면.

▲임정욱(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회사에서 직원에게 월급 주는 일이 간단해 보이지만 굉장히 복잡하다. 젠페이롤은 중소기업이 적은 비용으로 급여 업무를 간단히 처리하도록 돕는다. PC는 물론이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서도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다. 직관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를 제공해 급여 담당 직원이 아닌 일반 직원이 서비스에 직접 은행계좌와 주소 등 기본정보를 입력한다. 여기에 급여 담당이 매달 개별 직원 추가근무 시간과 업무용 영수증 처리 항목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세금을 제한 급여가 직원 통장으로 입금된다. 해당 과정에서 발생하는 세무서 신고와 고용보험 등 별도 업무도 한번에 해결된다.

미국은 직원 거주지가 다양하고 주 별로 세금 체계가 달라 관련 업무 처리가 쉽지 않지만 젠페이롤을 쓰면 간단히 처리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도 매력이다. 한 달 이용료 기본 25달러에 직원 한 사람당 4달러, 10명 이상이면 2달러를 낸다. 직원이 50명이라면 한 달에 125달러다. 이 금액은 기존 서비스 대비 7분의 1 수준이다. 직원의 휴가 등 인사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정진욱=젠페이롤을 추천하는 이유는.

▲임정욱=개인적으로 기업을 운영하며 직접 직원 급여를 주는 업무를 해봤다. 엑셀로 계산해서 온라인 뱅킹으로 한명한명 지급했다. 관련 업무를 도와주는 서비스가 있지만 큰 효용을 얻지 못한다. 별도 프로그램이 설치된 PC에서만 작업 가능하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어떤 기기에서도 작업 및 확인이 가능하고 세무서 등 급여 관련 부가 업무도 한번에 해결하는 서비스는 없다. 젠페이롤은 일반 관리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핵심에 집중하게 도와주는 서비스다.

-정진욱=급여 관리에만 집중하는 서비스다. 언뜻 시장 규모가 작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임정욱=그렇지 않다. 직원을 고용한 모든 기업이 대상으로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미국 급여 관리 시장 1위인 ADP 시가총액이 40조원에 이른다. 1년 매출이 12조원, 순이익은 2조원이 넘는다. 2위 기업인 페이체크 역시 시가총액 16조원에 지난해 매출이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시장 선두가 ‘빌리언달러 컴퍼니’가 되는 곳이다. 규모는 충분하다.

-정진욱=시장을 양분하는 거대 기업이 버티고 있다. 작은 스타트업이 직접 경쟁하기 어렵지 않을까.

▲임정욱=기존 거대 기업이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틈새가 있다. ADP 서비스는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기존 문서 기반 방식에서 크게 진화하지 못했다. 클라우드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툴을 이용해 기기에 관계없이 작업을 하거나 결과를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작업이 완료된 PDF파일을 클라우드 서버에서 내려 받아 보는 게 전부다. 모바일 편의성도 부족하다. 젠페이롤은 개발 형식(API)을 공개해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 통합한다. 외부에서 회사 업무에 사용한 돈을 영수증 처리하는 앱이 있다. 사용자가 영수증을 찍으면 자동으로 해당 내용이 회사에 쌓인다. 이런 식의 혁신으로 경쟁력을 키운다. 기존 기업은 시장을 과점하며 게으르게 움직여 새로운 기술 트렌드 도입이 늦다.

시장 자체도 워낙 크다. 급여 관리 시장은 미국만 100억달러 규모다. 소규모 기업 시장을 장악해도 충분히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온다. 가격 경쟁력이 충분해 승산 있다. 이후 대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된다. 가격과 기술력이란 확실한 장점이 있어 경쟁이 어렵지만은 않다.

-정진욱=젠페이롤은 B2B 모델이다. B2B는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이 하기에는 어렵지 않나.

▲임정욱=B2B에 많은 기회가 있는데 국내 스타트업이 잘 보지 못한다. 국내 급여 관리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가 몇몇 있지만 서비스 자체가 압도적이지 않다. 기존 서비스의 모자란 약점에 기회가 있고 이것을 해결하면 성공할 수 있다. 국내에는 많은 자영업자가 있지만 이들을 위한 서비스는 없다. 많은 시간을 들여 직접 하거나 세무사에게 맡기는 경우가 많다. 이들에게 저렴하고 편하게 급여 업무를 끝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B2B시장은 어려울 거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넘으면 기회가 보인다.

영업에 부담을 느끼는 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면 현장 영업은 필요 없다. 인터넷 상에서 무료 서비스 체험 등으로 홍보하면 된다. 드롭박스 등 많은 기업이 서비스 우수성을 체험으로 증명하며 별도 오프라인 영업 없이 성공했다.

-정진욱=젠페이롤 같은 서비스로 창업한다면 주의할 점은.

▲임정욱=국세청과 은행 자동 연계에 걸린 기술적·제도적 어려움을 풀 수 있다면 해볼 만하다. B2B 부담을 버려야 한다. 물론 B2B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이디어보다는 현장 경험이 더 중요하다. 기업을 상대로 협상할 수 있는 노련함도 필요하다. 이해관계 있는 파트너를 엮어야 성공한다. 이런 면에서 대학을 막 졸업한 사람보다는 산업 경험자가 좋다.

-정진욱=젠페이롤은 어떻게 성장할까.

▲임정욱=기업 인트라넷 포털로 성장한다. 급여 업무와 휴가관리에 연말정산과 일정관리, 직원관리 등을 붙인다. API 공개로 다양한 서비스 통합이 가능해 충분히 포털로 발전할 수 있다. 기존 기업 인수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ADP 등도 이미 젠페이롤을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혁신을 큰 기업이 만들지 못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적극적 인수 제안이 있을 수 있고 규모는 1조 이상이 될 거다. 보통 소프트웨어는 한번 잡은 고객이 잘 이탈하지 않는다.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을 지속할 가능성도 높다.

-정진욱=젠페이롤 같은 기업에 투자할 의향은.

▲임정욱=적합한 인재와 기술력 있다면 90% 이상이다.

-정진욱=젠페이롤의 시사점은.

▲임정욱=기술력도 뛰어나지만 거대 기업이 버티는 시장에 들어간 게 가장 놀랍다. 언뜻 무모해보이지만 두려움 없는 실행력이 기회를 만들었다.

-정진욱=젠페이롤이 마지막 소개 기업이다. 소회를 얘기하자면.

▲임정욱=실행력과 배짱이 있으면 새로운 혁신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다. 우마노나 리프트 등은 예상되는 어려움 있었지만 실행력으로 돌파했다. 국내 스타트업이 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하는 실행력을 가졌으면 좋겠다.

<임정욱 센터장이 평가한 젠페이롤 >


임정욱 센터장이 평가한 젠페이롤

<젠페이롤 현황>


젠페이롤 현황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